- 여행다니면서 기르는 화분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 이야기....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그 불편함과 통관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가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 들었다.
스무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와 암실 이론에 끌려 중고 카메라를 샀고 그 후로 간혹 사진적인 삶을 살아간다.
사람 속에 있는 것, 그 사람의 냄새를 참지 못하여 자주 먼 길을 떠나며 오래지않아 돌아와 사람 속에 있다.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실이 존재하므로 달라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는 사물에 죽도록 약하며 한 번 몸속에 들어온 지반이 빠져나가지 않는 체질로 인해 자주 굶으며 도한 폭식한다.
술 마시지 않는 사람과는 쉽게 친해지지않는다. 시간을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되었으며 정상적이지 못한 기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할 땐
최근 들어 속도, 초콜릿,이어폰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것은 도저히 참지 못하나 간혹 당신에게 일방적이기도 하다.
- 사람이 사람을 믿어야 하는 일은 당연하고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 일로 몇 번의 죽을 것 같은 고비를 겪은 적이 있는 사람한테는 사람 믿는 일이 가장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
내가 아는 사람 중에는 마음 아프게도
사람 때문에 마음 아픈 일이 많아 아주 먼 나라에 가서 살게 된 사람이 있다.
정말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려 했던 사람인데 사람을 등지는 일이,
나라를 등지는 일이 돼버린 사람.
쓸쓸한 그 사람은 먼 타국에 혼자 살면서 거북이 한 마리를 기른다.
매일매일 거북이한테 온갖 정성을 다 기울인다.
말을 붙인다.
그럴 일도 아닌데 꾸짖기까지 한다.
불 꺼진 집에 들어와 불 켜는 것도 잊은 채 거북이를 찾는다
외로움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분명 세상 어딘가에 있을 거란 확신으로 거북이에게 기댄다.
근데 왜 하필 거북이었을까?
거북이의 그 속도로는 절대로 멀리 도망가지 않아요.
그리고 나보다도 아주 오래 살테니까요
도망가지 못하며, 무엇보다 자기보다 오래 살 것이므로
먼저 거북이의 등을 보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
이 두 가지 이유가 그 사람이 거북이를 기르게 된 이유.
사람으로부터 마음을 심하게 다친 한 사람의 이야기.
-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우리는 결코 알 수가 없다!
티베트 속담이다. 이 속담은 티베트의 칼날 같은 8월의 쨍한 햇빛을 닮아 있다.
살을 파고들 것만 같은 말이다. 내가 지금 걷는 이유눈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올 것이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끌림 / 이병률/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