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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신트라 2일째

6~14 분포

 

점점 하늘에 구름이 몰려들어 그득한 것이 일기예보를 보니 오후3시에 60% 비 예보가 있었다.

아무튼 오늘 하루만 비예보가 있으니 오늘 하루 쯤은 용서하리라.

벌써 12일 동안 비오는 포루투칼을 보내고 어제 하루 이동하는 날 반짝 개인 날을 보낸 것이다.

그러니 하늘도 내가 용서 못하겠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길을 산책하다가 piriquita 프리퀴타 카페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많으니 은행 창구처럼 번호표를 뽑게 되어 있었다.

ㅋ~카페에 번호표 라니....커피는 맛있었다.

골목의 작은 가게들은 주인들이 나와 분주히 물건들을 정렬하고 내놓으며 손님 맞이 준비에 바빴다.

 

 

 

젊은 여행자 한사람이 골목길을 들어와서는,

순식간에 방향을 달리하여 폰으로 3장의 사진을 찍고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머쓱하게 웃으며 급히 빠져나갔다.

그의 멋쩍은 웃음 속에 그가 올릴런지도 모를 인스타그램 속 내용이 연상이 되었다. <신트라 골목을 누비다가...>

 

 

 

그러다 그가 여유를 즐길 수있게 그에게 내 시간의 한 시간 가량을

그에게 기꺼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교만한 시혜자의 입장이라고 거부할 것 같았다.

하지만 빗줄기가 스며들지 못하고 대리석 바닥 위를 흐르듯, 그의 오감에 스며들지 못하고 흘러버릴 것이다.

많은 것들이......

이런 아쉬움에 그가 수락을 하더라도 불가능하다는 것은, 세 살 먹은 아이도 알 수 있는 사실임에도 나는 한참이나 걷다가 깨달았다.

 

 

불가능한 상상은 나만 하고 있던 게 아니었다.

 "에이~남편이 아무거나 식성좋게 잘 먹으면서 나 보고도 이거 먹어봐라 저거 먹어봐라.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ㅎㅎ"

 이러면서 투정을 하였다. 우린 천천히 걸으며 신트라가 에덴 동산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다.

시인 바이런의 말은 옳았던 것이다..

 

 

그냥 동네 산책 만으로도 신트라가 마음에 들었다.

 

걷다가 식물원이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푸르름이 많은 것이 식물들도 복에 겨워 하는 듯했다.

마가렛같기도 하고, 구절초 같기도 한 꽃들과 그외 다양한 꽃들이 11월인데도 꽤 눈에 많이 띄었다.

 

 

 벤치에 앉아 과일을 꺼내 먹으면서 앉아 쉬었다.

하늘에선 일기예보대로 구름들을 모아놓고 있더니 이내 비를 조금씩 내려보내기 시작했다.

 

식물원을 나와 걷는데 길가에 툭툭을 세워놓고 손님을 기다리던 젊은 기사 셋이 우리에게 요란한 손짓과 몸짓으로 타라고 권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사람이 우릴 향해 장풍을 보내듯 팔을 쫘악~~ 뻗는 동시에 바람이 불면서 우리 우산이 뒤집어졌다.

꼭 그가 손짓을 해서 그렇게 된 것같은 절묘한 타이밍에 그는 마술사가 되었고, 그들 셋과 우린 배를 잡고 웃었다.

 

우리가 타지 않았어도 우린 서로서로 엄지척을 해주었다.

 

 

 

과일 가게에서 망고와 오이를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밥도 먹고 비도 피할 겸 쉬기로 했다.

그런데 내일 일요일이라 집 앞의 가게 문 안 여는 날이니,

미리 빵 사다 놓자고 해서 사러 갔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우리가 원하는 빵이 다 떨어졌다고 하였다.

하는 수 없이 다른 빵을 사 가지고 들어오니 실망하는 기색이다. 하지만 먹어보더니 괜찮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나도 점점 아무것도 가미되지 않은, 이곳 사람들이 주식처럼 먹는 담백한 빵이 좋아졌다.

 

 

 

비만 오면 나가서 돌아다닐텐데, 창 밖을 보니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영화를 보다가 비가 잠잠해져 밤 산책을 나갔다. 모두들 기차역을 향해 걷고 있었고, 반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대부분 리스본에 묵으면서 신트라는 당일치기로 다녀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니 서둘러 리스본으로 가는 사람들이다.

여행 중 만난 한국인들 중에 우리가 신트라에 일주일 동안 머물 예정이라고 하자,

"신트라에 일주일씩이나요?" 하고 되물었던 기억이 났다.

불이 켜진 작은 가게에는 SHOP SMALL and support A Big DREAM !!! 이라고 분필로 적은 작은 칠판을 걸어놓고 있었다.

산골짝에 있는 작은 가게이지만 누구는 그곳에서 어떤 큰 꿈을 이루는 계기를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큰나무도 작은 씨앗이 자라 된 것이니 말이다. 깜깜하니 그리 멀리 가지 못하고 돌아왔다.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 리스본으로 가려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만 역사에 모여 있었다.

 

오늘 일찍 자고 내일 일찍 일어나서 긴 하루를 보내자~~

 

 

 

<멀리 보이는 신트라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