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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코임부라에서 신트라 가기

 



오늘 기온은 8~14도 분포를 보이고 있다.

처음으로 아침 기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졌다

캐리어를 정리하고 가볍게 산책을 하러 나왔다.

커피와 에그타르트를 먹자니까 커피만 마시겠다고 해서 커피2, 에그타릍트 1개를 시켰다.

어제 영화를 보느라 잠을 설쳐서 그런지 에그타르트가 땅기지 않는단다.

 

날이 그지없이 좋았다. 그동안 이렇게 좀 좋은 날씨를 보여주면 어때서 매일 비를 뿌렸는지 원~~

11시 반 기차라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다리를 건너 강변쪽으로 걷다가 다시 다리 반대편으로 건넜다.

다리 건너에는 무너진 수도원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무너진 그대로의 모습이 로마의 유적처럼 가치있게 여겨졌다.

 

비오는 10여 일 다니다가 모처럼 날이 화창하게 좋으니 북유럽처럼 춥고 척박한 땅의 사람들이 행복한 원인을 생각 해보게 되었다.

실내에서의 생활이 많다보니 '휘게'라는 그들 나름대로의 행복의 방식을 찾아냈을 것이다. 자연 환경이 좋은 곳이 아니어서

호시탐탐 노리는 적들도 많지 않아 가능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연환경이 좋은 곳에 사는 사람들이 반드시 행복한 것이 아니듯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의 상당수가 행복하지 않은 것과 일맥상통 하다고 하니,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언론에서는 복권에 당첨되었다가 불행하게 된 사람만 다루지 행복한 사람을 다룬 적이 있느냐면서

복권에 당첨된 것을 주위에 알리지 않고 야금야금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이 있을 거라고 말했다.

 

자기가 복권에 당첨 된다면 복권에 당첨되어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단다.

그러면서 자기 성격에는 당첨되면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걸 주변에 감추지는 못할거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누어 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아마도 이야기 하지 않고 감추는 쪽은 내 경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돌아오다가 코르크와 타일로 된 냄비 받침을 두 개샀다.

그동안 보아왔던 것인데 코임부라를 떠나는 날이니 다른 곳에서 사지 못할 것 같아 사야겠단다.

 

하나 더 사고 싶어서 물으니 이웃 가게에 가서 알아보겠다며 이웃 가게 주인도 왔지만 똑같은 색깔과 모양은 없었다.

서로 다른 2개의 냄비 받침을 샀다. 우리가 일본 사람인줄 알고 "아리가또 고자이마스"하고 인사를 해서

"감사합니다~~"하고 말하니 "difficult"라고 하며 웃었다.

 

미리 짐을 싸 놓고 여유있게 커피 한잔을 또 마셨다.

 

코임부라 11시 43분 출발....코임부라 B에 내려서 리스본까지 1시간 55분 소요... 오리엔트역에서 신트라로

 

기차에서 무료 와이파이 된다고 어제 보던거 마저 본단다.

대서양 건너 불어오는 따스한 편서풍 덕에 아직도 들판이 푸르름이 가득하다.

지금쯤이면 우리 농촌 들녁에는 추수를 끝낸 모습일 것이다.

텅 비어 있던 하늘엔 제법 구름이 들어 찼다.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과 느리게 지나가는 하늘을 동시에 보여준다.

기차 삯에 기차 창문으로 보여주는 영화 가격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나는 이따금 멋진 장면에 오버하며 저것 좀 봐 하며 시선을 돌려 주었고 이내 내가 보는 영화에 동참 했다.

남으로 남으로...비슷한 장면이 반복되어 심드렁 할 때쯤 2시간 가까운 영하 상영이 끝나고 리스본에 도착 하였다.

 

리스본 아폴로나아 역 1정거전인 오리엔트 역에서 내려서 신트라 가는 기차로 갈아탔다.

기차 안에는 흑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유순해 보였다.

 

신트라 역에 내려서 50여 미터를 가니 키가 훌쩍 큰 50대 초반의 남자가 건물 앞에 서 있다가 우리에게 인사를 하였다.

숙소에 대한 설명이 끝나고 안내 책자에 나와있는 곳들을 장황하게 이야기 하고는

5분 거리에 살고 있으니 불편한 것 있으면 이야기 하라고 하고는 갔다.

 

캐리어와 우리 물건들, 옷등을 우리가 원하는대로 세팅을 하고, 그동안 못했던 빨래를 넣고 세탁기부터 돌렸다.

국수를 삶아 비빔국수를 해 먹었다.

무엇보다 조리 시설과 세탁기가 있다는 사실이 4박5일 동안 코임부라에서만 없었을 뿐인데 반가웠다.

어떤 사람이 물건이나 간에 일단 없어보면 그 값어치를 알게 되는 법이다.

결핍과 궁핍이 깨닫게 해주는 고마움들인데 매번 그걸 잊는다.

 

동네도 살필 겸 장보러 나왔다.

우리가 어리버리 서 있으려니 지나가던 동네 아주머니가 뭐 도와줄거 없느냐고 물었다.

시골 동네라 낯선 외국인에게도 친절한건가. 기차역과 반대 방향으로 가니 산골짜기라 이런 곳에 기차역이 있으리라곤 생각이 안드는 곳이다.

길을 가다 제법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갔더니 안내센터가 나왔다.

들어가서 구글지도에 나타나지 않는 작은 마트가 있을까 해서 마트를 물으니 찬바람이 불듯 쌩한 표정으로 마트는 이곳에 없단다.

그래서 종이 지도가 필요하다고 하니까 자기 앞에 코팅되어 있는 것을 사진 찍어가라고 하며 퉁명스럽게 말하는 것이었다.

조금 전 할머니와도 다르고 지금까지 포루투칼 사람들과는 달리 친절함이라곤 1도 없었다.

 안내 센터는 그 고장의 얼굴같은 격인데 말이다.

 

우린 돌아서서 구글지도에 나타난 큰 마트를 찾아갔다.

6시도 안된 시각인데 어둑어둑해졌다. 15분 정도 걷자 큰 마트가 나타났다.

한봉지 3kg짜리를 사려고 하자 그거 언제 다 먹느냐고 했지만 우겨서 샀다.

그리고 새우, 생선,감자, 양파,쌀, 달걀,을 샀다. 멀어서 또 오려면 힘들테니 양 껏사서 들고 메고 왔다.

집 앞에서 빵과 포도와 감까지 사서 들어왔다. 먹을 양식이 준비되자 마음도 한결 든든해졌다.

천천히 집안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종이지도를 발견했다. 오호~~

시인 바이런이 신트라를 일컬어 '에덴 동산'이라고 했다는데 에덴 동산의 지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