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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포루투 4일째

 오늘 포루투 날씨16~20도 분포에 비 소식이다.

 

우리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마제스틱 카페를 찾아갔다.

조금 이른 시각이라 모처럼 줄을 서 있는 사람이 없었다.

이 케페는 1923년 문을 열었으니 우리 아버지 태어나시던 해에 문을 열었다.

조앤롤링이 해리포터 원고를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조앤롤링이 어려웠던 시절이라면

이렇게 비싼 곳에서 들어왔을리 만무하고, 어느 정도 유명해져서 돈을 번 이후일까?

아니면 원래는 싼 곳이었는데 유명해져서 비싸게 받고 있는지 알수 없지만 에스프레소를 5유로나 받았다.

하지만 특별하게 맛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저 자리값과 이름값이려니.....

 

오늘도 간간히 비가 내리지만 안개비라서 운치가 있는 날이다.

그리고 기온은 적당해서 그 운치를 즐기기엔 그만이다.

이따금 우산을 썼다 접었다 반복하고 사람 많은 곳에서 걸리적 거리긴 했다.

다니다 보니 미장원보다는 남자 이발소가 많았다.

커트 17유로인데 다른 물가에 비해서는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어린 시절 많았던 우리나라 이발소는 지금 서울에서는 서촌에서 한 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다.

 

렐루서점에는 여전히 줄을 길게 서 있었다.

별도의 티켓을 파는 곳에서도 줄을 서 있고, 오늘도 그냥 패쓰하기로 했다.

다들 포루투에 가면 보아야 할 곳 운운하며 소개하더라도

그냥 마음 내키는대로 하기로 했다.

 

안개비와 거리 공연하는 트럼펫 소리는 너무 잘 어울렸다.

트럼펫을 연주하는 사람이 다른 곳에 비해 많이 보이고 연주 실력도 좋은 듯 듣기가 좋았다.

 

바칼라우 집에서 와인없이 바칼라우만 시켜 먹으니 종업원은 왜 와인을 안 시키느냐고 함께 먹기를 권했지만

술도 못하는데 취해서 빗길에 미끄러질 것도 같아서 안 시키고 바칼라우만 먹었다.

와인과 같이 먹지 않아서 그런지 리스본에서보다 맛이 없었다. 이제 일부러 사 먹지는 않게 될 것 같다.

 

지금 우린 냉담 중이지만 걸으면서 성당이란 성당은 보이는대로 다 들어갔다.

이곳 성당들은 앞에 여러 개의 단으로 케익을 쌓아놓은 모양으로 전면이 이루어져 있고,

정면에 십자가상을 놓지않는 경우가 많고, 놓았다고 하더라도 아주 작거나 한 쪽으로 치우치게 놓는 경우가 많았다.

 

성당과 성당이 나란히 있는 곳에서는 성당끼리는 붙여짓지 않게 되어 있어서 띄우고는

그 사이에 아주 작은 집을 지어놓았다.

그리고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집이라며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세상에서 제일 작은 집을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어느 집이 작은지 사진을 비교해 봐야겠다.

 

나 어린 시절 동양 최대니 하면서 우리나라도 건축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기사를 많이 보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 해보면, 우리나라가 존재감과 자존감이 미약했던 궁핍하고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해서든 국민들의 자존감을 높여보려는데서 나온 말들이라 여겨졌다.

이곳 포루투칼 사람들도 그런 것이 아닐까?

 

렐루 서점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서점이라고 하고,

맥도널드 매장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매장이라고 하고,

마제스틱 카페도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카페라고 하지만 그런 서점, 매장, 카페는 흔해 보였다.

 

오는 길에 상추에 싸서 먹을 만한 것을 사려고 참치인지 정어리인지 통조림을 하나 샀다.

쌀도 새로 사고 복숭아 쥬스도 샀다. 귀에 익은 음악이 전자 바이올린 소리에 실려 들려왔다.

 

강변을 걷기로 하고 강가로 내려왔다.

전망이 좋은 카페나 음식점에는 비를 피할 겸 점심을 먹는 사람들로 앉을 자리가 없다.

그냥 강 따라서 걷다가 언덕을 천천히 달팽이의 속도로 올라왔다. 어제처럼.....

 

돌아와 저녁을 해 먹고나니 고추 가루도 안 가져왔는데 고추장이 다 떨어져간다.

게다가 와이파이가 다시 끊어져서 짜증나는 저녁이 되었다.

 

 

 

마제스틱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