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터키 - 이스탄불 10일 째 이야기

 아침에 세수를 하면서 비누를 보니 거의 다 빨아 먹은 왕사탕처럼 얇고 작아졌다.

떠나온지 한참 지났음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다.

열이 있고 감기 기운이 있단다. 머리를 만져보니 조금 뜨겁다.

걷는 것도 예전같지 않단다. 멀리 떠나와서 아픈면 무엇보다 걱정이 된다.

 

그래서 편하게 오늘은 보르포로스 해협을 오르내리는 크루즈 선을 타기로 했다.

날씨도 화창하고 딱 배타고 여행하기 좋은 날이다.

 

뱃삯은 1인당 25리라였고, 배에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실내에 있다가 바닷 바람을 쐬며 갑판으로 갔다가 반복하면서 주변 경치를 둘러보니 

여행 속에서 또 다른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배는 서서히 흑해 쪽을 향해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고 양쪽을 번갈아 서면서 포스로포스 해협을 지나간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다리들도 지나고, 

빗속에 다녀온 돌마바흐체 궁전도 지나는데 오늘은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좁은 해협에는 주요 군사 시설로도 쓰였을 성의 모습이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었다.

 

바다 표면에 점점이 앉아있던 작고  검은 새 무리들이

배가 지나가자 놀라 타타타탁~~~소리를 내며 바다 표면 위를 일제히 날기 시작했다.

배가 설 때마다 내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마을에서 내리자고 살피며 가고 있는데,

승객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Anadolukavagi 이란 마을에 서더니 승객들 모두 내리란다.

이미 공지가 되어 있는 뱃 편일텐데, 우리만 몰랐을 것이다.

3시까지 이 마을에서 자유 시간인 것이다.

 

우린 마을을 둘러보고 이 마을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검색해서 찾은 맛집은 젊은 청년과 아버지, 부자가 함께 장사를 하고 있었다.

고등어 구이와 함시 구이 그리고 오징어 구이를 빵과 음료와 함께 시켜 먹었다. 아주 만족스런 점심이었다.

 

점심을 먹고 동네를 돌았다.

배에서 본 언덕 위에 있는 성벽까지 올라가고 싶었지만 다리도 안 좋고 감기 기운도 있는 사람을

낯선 동네에서 혼자 두고 나 혼자 올라가기도 그렇고 해서 나도 포기하고 마을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양지바른 곳에선 점심을 끝냈을 노인들이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고,

한 쪽에선 주사위 놀이를 하거나 사람들이 옹기종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따금 갈매기들이 끼룩거렸고, 멀리 배들이 점점이 보이는 작은 포구의 모습이다.

짦은 시간에 마을을 한바퀴 돌기에 충분한  작은 포구였다.

 

3시가 다 되어 타려고 선창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겨울 바다로 헤엄쳐 들어간 한 남자가 한참 들어갔다가 따개비가 달라붙은 홍합을 한 양동이에 채취해 나와서는

물 밖에서 기다리던 두 사내에게 인계하고는 또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다.

밖에 있던 두 사내는 홍합들을 정리하고 간단히 손질을 하고는 물 속에 들어간 사내가 나오길 기다린다.

어느 정도의 돈벌이가 되려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들의 곤궁한 삶의 모습이라 여겨지기도 했고,

일부러도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기도 하는데 놀면서 돈도 벌고 얼마나 좋으냐.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완전한 수렵 채취 행위이다.

 

 

 

 

돌아오는 배에서 30분 정도 단잠을 잤다.

배에서 내려 트램을 타고 귀가하다가 지난번에 봐 두었던 수도교를 가 보자고 해서 우리 아파트 몇 정거장 전에 내렸다.

발렌스 수도교를 받치고 있는 아치형 구조물 속은 마치 주차장처럼 차들이 한 두대씩 들어가 있었고

수도교 옆의 공원엔 불량스럽게 느껴지는 사내들이 많아서 해 저물기 전에 돌아가자고 돌아섰다.

공원 한쪽 바닥에는 유물임이 분명한 기둥들이 그대로 흙 속에 묻혀 사람들 발길에 채인채 방치되어 있었다.

트램을 타려는데도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이 근처에 숙소를 안 잡기를 잘 했다고 생각하였다.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야채 위주로 장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