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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터키 - 이스탄불 순수 박물관

 

두번째 찾아간 순수 박물관 - 입장권을 사려는데 우리보다 먼저 고양이가 뛰어 올라갔다.

 

 

 한 여자와 만나 44일 동안 사랑하고 339일 동안 그녀를 찾아 헤맸으며, 2864일 동안 그녀를 바라본 한 남자의 30년에 걸친 처철하고 지독한 사랑과 집착

 

 

 그의 집착을 보여준 것으로 그녀가 피운 4213개의 담배꽁초로 만들어진 것인데,  

일일이 핀을 꽂혀져 있고 루즈가 묻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권 68 챕터 부분에 이렇게 묘사되어 있다.

 

 

팔 년 동안, 나는 퓌순이 피운 4213개의 담배꽁초를 가져와서 모았다.

한쪽 끝이 퓌순의 장미꽃 같은 입술에 닿고, 입속으로 들어가고, 입술에 앟아 젖고(가끔 필터를 만져 보았다.)

입술에 바른 립스틱 때문에 붉은 색으로 멋지게 물들어 있는 이 담배꽁초 하나 하나는 깊은 슬픔과 행복한 순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아주 특별하고 은밀한 물건이다.

 

내가 없을 때 퓌순은 담배를 거의 끝까지 피웠다. 내가 오기 전에 재떠링에 비벼 끈 담배 꽁초를 보고 알 수 있었다. 퓌순이 피우고 재떨이에 비벼 끈 담배를 나는 다른 것들과 쉽게 구분할 수 있었다. 담배 상표가 아니라, 퓌순이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끈 형태, 그리고 그녀의 감정과 관련이 있다.

 

나의 박물관을 찾은 독자들은 팔 년동안 모은 담배 꽁초 4213개의 밑에 있는, 내가 언제 가져왔는지에 대한 기록을 자세히 읽어보면서 쓸데없는 것들로 진열장을 채웠다고 생각하지 않기 바란다. 담배꽁초의 형태는 퓌순이 그것을 끌 때 느낀 강렬한 감정의 증거이다.

 

 

 1975년 터키 이스탄불 부유한 집안, 잘나가는 회사, 아름답고 교양있는 애인, 이 모든 것을 가진 남자가 있다.

케말은 아무것도 부러운 것 없이 삼십 년을 살아왔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그럴 것이었다. 그런 케말 앞에 먼 친척의 딸인 퓌순이 나타난다.

미인 대회에 출전했을 정도로 미모가 뛰어나고, 케말보다 열두 살이나 어린 그녀와의 밀회는 그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자신과 비슷한 집안 출신인 애인 시벨과 결혼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한편으로, 퓌순과도 계속 만나면서 삶을 즐길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친척과 친구를 모두 초대한 성대한 약혼식에 퓌순이 나타나고, 그날 이후 그녀는 자취를 감춰 버린다.

케말은 퓌순이 사라진 후에야 그녀를 향한 사랑을 깨닫고 고통스러워하며, 그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위의 글은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 책 뒷표지에 있는 글이다.

 

 

나는 지금 순수 박물관 2권을 읽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 관심이 없다면 여기 많은 사진들은 의미가 없을 것이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에게 케말이라는 남자가 찾아와 자신이 사랑했던 퓌순과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순수 박물관>은 그렇게 해서 탄생한 소설이다. 2000년부터 2007년 사망할 때까지 케말이 살았던 집이 박물관으로 꾸며진 것이다.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이게 과연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

하지만 그게 무슨 문제랴. 스토리가 있으면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세상이 된 것이다.

 

 

내가 이스탄불에 다시 간다면, 그 이유는 이곳 순수 박물관이 될 것이다.

 

 

 

 

 

 

 

 

 

 

한쪽에선 영화로 만들어진 <순수 박물관>이 상영되고 있었다.

 

 

그저 한 번 보기만 해도 퓌순과 나의 과거를, 우리가 저녁 때 식탁에 앉아있던 모습들을 기억하게 한다.

 

 

위에 있는 번호는 책의 한 쳅터에 해당한다.  25번 위에 해당하는 쳅터에 나와 있는 글이다.

퓌순이 입었던 하얀 팬티, 어린이용 하얀 양말, 지저분한 운동화를, 우리의 슬픈 침묵의 순간들을 나타내는 뜻에서 그 어떤 해석도 하지않고 여기에전시한다.

 

 

 

58번 쳅테 해당하는 칸에 있는 물건들은 이렇다. 퓌순의 집에서 팔 년동안 매해 마지막 날 저녁에 했던 톰발라(빙고게임 같은 것)를 여기에 전시한다.

이런 식으로 소설 속에는 그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씌여져 있다.  58번 칸 위쪽에 있는 것은 퓌순이 어렸을 때 사용했던 손수건이다.

 

 

 

 

퓌순의 집 TV위에 있던 강아지 인형인데 주로 케말이 사다 주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주머니에 넣고와서는 다른 강아지 인형을 사다 주곤 했던 것들이다.

 

 

케말의 침대

 

 

 

 

케말이 2000년 부터 7년동안 이 집에서 살았고 파묵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곳이라고 적혀 있다. 2007년 세상을 떠났다라고도......

파묵이 지어낸 이야기를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파 헤쳐지지 못하도록 소설 속에 케말을 죽게 한 것은 아닐런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단지 내 생각일 뿐.

 

 

 

세계 각국에서 출간된 오르한 파묵의 <순수 박물관> 민음사에서 출간된 우리나라 책도 있었다.

파묵이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2008년도에 발표한 <순수 박물관>은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방식으로 '사랑'이라는 주제에 접근하였다.

그의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 이야기는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며, 출간되는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다.

 

 

 

 

 

 

 

 

 

 

2012년 4월에 개관한 순수 박물관은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하였다.

 

 

 

순수 박물관이 있는 골목길

 

 

순수 박물관 입장료 40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