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뇨리아 광장 바닥에는 둥근 동판이 하나 있다.
피렌체의 영웅이었다가 역적이 된 인물인 사보나룰라와 관련된 동판.
사보나롤라가 불에 타 죽은 곳이다.
사보나룰라는 자신이 영웅으로 떠 받들어질 때 스스로를 뒤돌아 보았어야 했는데 환호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르네상스 문명을 후퇴시키고 급기야 불에 타 죽게 된 그 현장.
피렌체 시민의 지지를 받을 당시 오히려 등골이 서늘하다고 생각했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말이다.
사보나룰라의 죽음은 사보나룰라 자신이 한 순간의 환호에 자기 스스로를 신격화 한데 원인이 크다.
국민은 배를 띄우는 물이 될 수도 있고, 배를 뒤짚어 엎는 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현대 사회에서의 국민은 영웅을 바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단칼에 문제를 해결 해주는 영웅은 또 다른 면에서는 역적이 될 수도 있으니까.
더구나 서로의 이익이 극명하게 대립되는 사회에서는 합의에 의한 의견 도출이 가장 합리적일테니 말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사람도 자신이 영웅이 된듯한 착각에 빠져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을 걷는 사람이라 했던가?
단테의 생가를 찾아갔다.
정치적인 이유로 피렌체에서 쫓겨난 단테.
지금 그의 시신은 라벤나에 묻혀 있다고 한다.
쫓아낼 때는 언제고 사후에 단테의 시신을 인도 받으려고 했던 피렌체.
이제 그의 가묘 만이 산타 크로체 성당에 기약없이 그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돌아오는 길에 한 골목길엔 술취한 젊은이 둘이
술 병을 든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우리 뒤 쪽에서 오고 있다.
우리 보고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괜히 벗어나고 싶어 발길이 빨라진다.
아르노 강을 건너서 다시 베키오 다리를 건넜다.
베키오 다리에서는 한 사람이 베사메무쵸를 색스폰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사람이 많은 두오모 근처의 길.
분장이 조금 지워진 얼굴로 한 사람이 쭈구려 앉아 화단 한 쪽에서
모자 속의 동전을 화분 가장자리에 쏟아 놓고 열심히 셈을 하고 있었다.
아침에 지나가다가 본 사람인데, 온 몸에 하얀 분장을 하고 꼼짝않고 조각상처럼 서 있던 사람이었다.
더운 한여름에 꼼짝하지 않고 서 있었을 저 사람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더위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고행의 값어치는 얼마일까?
그는 시급으로 얼마를 벌어야 적당하다고 생각할까?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시뇨리아 광장의 동판.....사보나 룰라가 화형을 당한 곳이기도 하다.
1494년 급진적 수사인 사보나 룰라는 메디치 가문을 상대로 종교적 반란을 일으키고 근본주의적인 정권을 세워 동성애, 남색, 간통을 금지하는 새롭고 강력한 법을 제정했다. 청년들로 구성된 민병대가 거리를 순찰하고 풍기를 단속했다. 1497년 사순절에 사보나룰라는 '허영의 소각'이라는 행사를 통해 책, 예술품, 옷 화장품을 불태웠다. 이듬해에, 여론은 그에게 등을 돌렸고 그는 피렌체 중앙 광장에서 교수형에 처해딘 뒤 불에 태워졌다.
메디치가의 몰락은 피렌체 시민들에게 다시금 공화제에 대한 꿈을 심어 주었다.
피렌체 시의원들은 공모를 통해서 당시 로마에서 주가를 올리던 젊은 조각가 미켈란젤로에게 시민들의 단결력을 불러 일으킬 만한 압도적인 거인상을 의뢰한다. 미술품으로 시민적 자부심을 일깨우는 전통적인 방법을 그들은 다시 사용했다. 길이 4미터가 넘는 대형 대리석에서 깨어난 조각 <다비드>가 피렌체 정치 1번지인 시뇨리아 광장에 세웠다. 이 광장에서 메디치 가문의 비판자 사보나롤라도 결국은 화형을 당하고 만다.
첼리니의 메두사의 머리를 들고 있는 페르세우스
사비나 여인의 능욕
시뇨리아 광장
시뇨리아 광장의 란찌 로자
베키오 궁전앞에 있는 란찌 로자는 1381년에 만든 회랑형 강당이다. 주로 코시모 1세를 보호하던 경호 부대들이 주둔했던 곳으로
이 경호 부대들이 독일 용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란찌'라는 말은 독일 용병을 뜻하는 말이다.
단테 기념관 - 늦어서 문이 닫혀 있었다.
단테 기념관 앞 바닥에 새겨진 단테의 옆 얼굴. 물이 없었다면 잘 알아보지 못할수도 있을 것 같았다.
산타 크로체 성당
베키오 다리 위에는 이렇게 상가가 있다. - 지금은 늦어 대부분 닫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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