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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 밀라노 두오모를 바라보며....

박물관을 나와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앉아 쉬면서

점점 변해가는 석양 빛에 비추인 도우모를 보았다.

나는 더 보고 싶었고 옆에선 지루해 했다.

그러다가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부부가 지나가면서

할아버지가 마가렛을 보고 손짓을 하면서 파안대소한다.

 

난 영문을 몰라서 쳐다보니 손 동작으로 하품하는 시늉을 한다.

아마 마가렛이 하품을 하는 걸 보고 할아버지가 '자네 마누라 하품하네' 하는 듯 행동을 취하며 파안대소 한다.

 

그러고는 내 어깨를 가볍게 치며 좋은 시간 보내라고 말하였다.

꾸밈없이 웃는 작은 이태리 할아버지가 너무 귀여웠다.

할머니는 '이 양반이 주책이예요. 미안해요.' 하는 듯인 말을 하고는 둘이 정답게 팔짱을 끼고 갔다.

 

아직도 동심이 살아있는 할아버지라고 생각이 되었다.

어린 시절에 어떤 모습이었을지 우린 함께 우리가 맡았던 아이들의 어느 한 개구진 아이를 상상 해보곤 웃었다.

 

우린 한 시간이나 더 두오모를 쳐다보고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건너편 갤러리아에는 등이 들어온지가 한참지났다.

나는 그냥 음악을 듣거나 변해가는 두오모의 순간 순간의 모습을 보거나 하며 보내는 시간이 좋았지만

마가렛은 그렇지가 않았다. 우린 그렇게 달랐다.

둘이서도 다른 데 많은 사람들이 같을 수는 없겠지?

 

두오모의 전면은 마치 영화관의 스크린처럼 변하고 있었고 나는 그 모습을 담았다.

 

점점 더 빛이 두오모의 전면에서 소멸하였다.

흰 대리석은 그 소멸하는 아쉬운듯 안타까운듯 받아들여서 빛내고 있었다.

다른 곳이 이미 어둠에 잠길 때 두오모의 전면 만이 뚜렷하게 빛나고 있다.

마침내

두오모도 서서히 어둠에 잠긴다. 아래쪽부터 그늘이 드리워지기 시작하는 모습이 천천히 물에 잠기는 것처럼 보였다.

 

부하들을 다 잃고 말없이 물로 걸어들어가 생을 마감하는 어떤 장수의 모습을 떠 올려보게 된다.

조각된 성인들도 하나하나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거룩한 빛의 소멸을 본다.

오늘 밀라노의 마지막 밤이라 더 아쉬웠다.

 

 

 

 

 

 

 

 

 

근처 애플매장에도 다시 가서 보고....

 

 

 

 

 

 

 

 

 

 

 

 

시시각각 변하는 밀라노 두오모.....오늘이 마지막 밤이라 더욱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