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났는데 아침 일찍 배 타러 나가자니 오늘은 느긋하게 움직였으면 좋겠단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여기 길다란 섬....리도 섬에 가자고 배를 탔다.
배에는 한 흑인 젊은이가 짐을 실은 수레를 싣고 탔다.
아마도 어디 배달을 가는 것으로 여겨졌다.
가만히 쳐다보니 무척 선하게 생겼다.
엊그제 새벽에 만나 나를 긴장하게 했던 건장한 체구의 흑인 젊은이도 어쩌면 저렇게 선한
인상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내게 입력된 새벽, 흑인,아무도 없는 골목길....이런 것들이 주는 느낌이
나를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많은 이야기들이나 영화들에 등장해서 내 속에 쌓이고 쌓인 흑인들에 대한 편견 인것이다.
저들이 '왜 예수는 흑인이 아니고, 백인이어야 하느냐?'고 항변 한다면 앞으론
그들의 항변을 당연한 것으로 여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중에 젊은이는 승무원과 인사를 하고 내렸다.
그리고 한참을 더 지나 우린 리도 섬에 도착했다.
리도 섬에 당도하지 지금까지 베네치아에서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것들이 나타났다.
바퀴달린 것들이다. 자전거,오토바이,승용차, 버스....갑자기 문명 세계에 온 것 같은 착각.
어쩌면 베네치아 본섬 사람들은
내 생각과 반대로 여긴 배가 다닐 물길이 중간중간에 없는 걸 불편해 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그들은 물이 길이요. 공기같은 것일런지도.
리도 섬은 가늘고 길어서 가로 질러가니 머지않아 해변이 나타났다.
이른 시각이라 덥지 않고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아마 어제 토요일이라 새벽녘까지 놀았던 사람들인지 해변 여기저기에 누워자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그리고 이른 아침 수영을 하러 나온 아침형 인간들도 있고....
우리도 아드리아 해안에서 물에 한번 담궈야지....하면서 발을 담근다.
모래는 아주 고와서 진흙과 모래의 중간 정도되는 크기다.
카페에 들러 커피와 빵을 시켰다. 9유로
그동안 커피 두 잔에 빵 2개면 5~6유로였는데 조금 비싸네~~ㅎㅎ
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싼 가격인데 말이다.
돌아오는 배를 타고 오다가
우리가 한 번도 내리지 않은 곳중에서 맘에 드는 곳에 내렸다.
보기 좋은 곳이었지만 앉아 있으려니 모기가 달려 들었다.
아~참 베네치아 모기도 날 좋아하나봐~~
멀어져 가는 본 섬을 뒤로 하고 리도 섬으로 간다.
리도섬에 도착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베네치아 본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버스와 자동차가 달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긴 섬 가운데로 난 도로인데 좁고 길어서 우리가 내린 곳의 반대편 백사장까지 걸어서 충분히 갈 수 있었다.
도착한 해안에는 아직 이른 시각이라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고, 새벽까지 여름 해안에서 놀았을 사람들이 이곳 저곳에서 늦잠을 자고 있었다.
여기까지 왔으니 아드리아 해안에 발을 담궈야지~~하면서 돌아다니며 조개 몇 개를 주워온다.
우리집 베고니아도 잘 자라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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