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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 베네치아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

세관 건물이었던 이곳이....안도 다다오에 의해 미술관으로 개조 된 곳이다.

 

전문적인 건축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고 트럭 운전과 권투 선수였던 안도 다다오가 리모델링한 미술관.

외관으로 보면 밋밋해서 이게 미술관이야?

요란하지 않고 최대한 기존 건물의 틀과 골조를 거의 그대로 사용한 것처럼 느껴졌다.

 

작정하고 파리의 루브르나 런던의 대영박물관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관광지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마치 맛있는 디저트를 먹는 것과 비교될 것 같다.

관광을 하다가 들어가는 미술관은 색다른 세계로 나를 안내하는 듯 하다.

더구나 더운 여름에 적당히 냉방도 잘 된 미술관에 들어오니 말이다.

 

미술관....푼타 델라 도가나 입장료는 1인당 18유로.

사람도 거의 없고 단순하면서도 멋진 실내 공간이 쾌적해서

작품 못지 않게 건축물에 매료되었다.

 

성전환자들의 비포엔 애프터 사진이 양쪽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섭외해서 사진을 찍었을까?

왜? 조물주는 이들의 감정을 잘못(?) 연결해서 세상에 내 보냈을까?

생각보다 성전환자들의 표정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문득, 떠나오기 전 딸아이가 성소수자 퍼레이드에 정식으로 프레스를 받아 사진을 찍고 와서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아빠는 너무 모르는게 많아.

성소수자는 비정상이 아니야. 다만 소수자일 뿐이야.

그러면서 젠다가 무엇이고 양성애자, 무성애자,이성애자......등 성소수자 관련 용어의 의미를 설명하였다.

지금은 온전하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정상 비정상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수자라고 해서 그들만 정상은 아닌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촛물로 녹아내리는 사람 형상.

처음에는 온전한 사람 형상이었을텐데 양초로 만들어져서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의 머리 부분이 완전히 앞으로 숙여져 있는 모양새다.

삶이란 조용히 닳아 없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렇다면 나의 삶은 어디쯤 없어지고 있을까?

아마도 허리 부근까지 녹아내려졌을 것이다.

갑자기 내가 소비하고 있는 시간이 허망하기도 하고 소중하기도 한 느낌이 들었다.

 

MB라고 끊임없이 보여주는 영상....마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사람을 연상했을 것 같다.

 

나와서...잠시 앉아 쉬는데 우리처럼 쉬고 있던 앞 사람들의 샌드위치를 갈매기가 낙아채려 날아들었다.

사람 손에 있는 것을 빼앗으려 들었던 데서 놀랐다. 마치 사람을 공격하는 듯했다.

처음엔 남자의 손에 있는 것을 두번째는 여자 손에 있는 것에 달려들었다.

가만 보고 있으려니 모습이 맹조류인 독수리,매,솔개를 보는 듯 하였다.

여자는 화가 난 나머지 먹다 남은 빵 조가리를 갈매기를 향해 소리를 지르면서 내 던졌다.

 

베네치아에서는 최근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것을 금하는 것을 점점 더 강화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러다보니 갈매기들도 먹을 게 적어져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 아닐까? 여겨졌다.

 

 

성당앞 섬의 끝부분으로 길게 뻗어 있는 낮은 건물이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이다.

 

 

 

 

 

 

 

 

 

 

 

 

 

 

 

 

 

출입문을 비롯한 모든 문이 철제 격자로 만들어져 있었다.

 

성전환한 사람들의 전 후 사진

 

 

피....눈물....정액....소변을 각각 확대해 놓은 사진을 이용한 대형 작품

 

 

 

 

앉아 있다가 돌연....일어나 춤을 추던 여자 ..... 속에 품고 있던 욕망을 드러내는 듯 했다.

 

 

 

앞에 있던 경비하시던 분의 다리 아래와 함께 찍었다.

 

 

바깥으로 섬의 끝부분이 보인다.

 

 

 

 

 

들어갈 때 다른 세상이 펼쳐졌었는데 미술관에서 나오니 역시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