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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속에

김종필 별세...그리고 아버지

몸이 좋지 않으시자 푸념처럼

아 ~~ 내 나이 또래의 JP는

골프도 치고 저리도 건강한데

난 이게 뭐냐 하시던 아버지.

 

2차 대전때 히로시마에 계시다가

원폭이 떨어지던 바로 그날.

배가 아프셔서 지하에 계시다

기적처럼 살아나셔서

 

그 끔찍한 현장을 보시곤

조각배를 타고 보름 동안에 걸쳐 현해탄을 건너신 아버지.

그때 함께 탈출하셨던 분을 몹시 찾으시더니......

 

한일협정인가

김종필 오히라외상 메모인가

이야기를 듣고는 분노하시기도 하고

 

해방이 되어서

북한 인민군에 나오라고 해서

버티다 버티다

함흥인가 원주인가로 끌려가셔서

감옥에서 고생 고생하시다가

다시 평양으로 끌려와서도

‘나 추수하러 고향가야 한다’고 버티다

반동분자로 찍혀서 죽음 직전 도망치기도 했고

 

그리하여 6.25때 남으로 남으로

내려오시다 삼남매를

홍역과 병으로

가슴에 묻으시고


 

서울에 정착해서 위로 딸 둘을 낳고

마침내 바라던 아들을 낳으시더니

그 아들을 어디도 함부로 내 보내시지 않으려했고

나는 무척 벗어나려고 애썼고

지금에야 후회되는 일 많지만

오늘 별세한 김종필보다 18년 먼저 떠나셨다.

 

 

떠나시기 전 1년 동안  걷지도 못하셨고

지금은 비무장 지대 안의

농사짓던 땅을 바라보고

누워 계신다.

 

 <살아계실 적 아버지 친목회원과 찍은 사진......앞머리 일부분만 주먹만하게 염색한 것처럼 하얗던 아버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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