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방학 동안에는 터키와 그리스 여행을 계획하였다.
터키 이스탄불행 비행기표가 싸게 나왔다고 산 것이 지난 9월이었다.
터키와 그리스 여행 어떨것 같아?
으음~~다른 유럽하고 좀 달라서 궁금하기도하고 기대가 되는데...
항공권 예매가 끝나고 틈나는데로 터키와 그리스 관련 책을
이것저것 구해보고 TV 다시보기를 통해 그리스와 아테네 관련 영상을 돌려보았다.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컴퓨터로 옮겨 공간을 확보하고
신발이며 옷가지며 카메라며 겨울 여행 준비를 마무리 하였다.
지난 번 여행 때 추운 날 더운 물이 든 패트 병을 발 밑에 넣고 자니까 좋더라고.
그래서 다른 음료 병보다 조금 두꺼운 포카리스웨트도 두 병 사서 마시고 빈 패트병도 가지런히 씻어 두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픽업 서비스도 요청했다.
휴대폰 구글 지도에는 공항과 호텔 등을 표시 해 두었다.
여행 다니면서 읽을 책들도 챙겨 넣었다.
마지막으로 유로와 터키 돈도 환전을 하고 여행자 보험도 들었다.
이런 저런 여행 준비를 하자니
마음 속엔 서서히 여행에 대한 기대가 애드벌룬에 공기가 주입이 되듯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이제 여행 준비를 다 끝내고 팽팽하게 바람이 주입이 되어 하늘 높이 두둥실 떠 오르기 직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장인 어른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시게 되었다.
어떻게 할까?
여행을 가지 않으려 하자니 그동안 기대했던 여행 에의 꿈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두 사람의 항공료로 70여 만 원 위약금을 물게 될 것이고
미리 지불한 이스탄불의 11일 치 호텔료도 고스란히 날아갈 것이며
터키 항공료는 단 1%도 환불이 안 되니 그것도 고스란히 항공사로 넘어갈 것이다.
위중하신 병환이 아니라고 그냥 가자니 도리가 아닌 것 같고....
어떻게 결정을 하든 마음 속은 편치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여행을 포기하는 쪽으로 둘이서 어느 정도 의견 합의를 보고
아이들에게 전화를 해서 지금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물어 보았다.
먼저 딸에게 전화를 했다.
무슨 말이야~~~ 당연히 여행 가야지.....
계획 했던 건데 그냥 여행가~~
할아버지 입원하셨는데 어떻게 가니?
너는 그럼 엄마, 아빠 입원하는 상황인데도 여행 갈거야? 그럼?
아무튼 딸 아이의 반응은 그랬다.
아들의 의견은........ 엄마, 아빠가 판단하실 일이지만
여행 가셔도 찜찜하실 것 같으면 다시 생각 해 보시구요~~
막히는 서해안 고속도로.....
먼 장례식장에 다녀오느라 차를 몰고 다녀오는 내 옆에선
휴대폰으로 항공편과 호텔 예약을 눈물을 머금고(?) 취소를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조금 맥이 풀렸다.
바람이 가득 들어 있던 애드벌룬이 바람이 빠져 한 곳에 마구잡이로 포개져서 놓여진 것을 보는 느낌이다.
내 마음이 그래서였을지....종종 네비가 가라는 방향을 지나쳐서 가기 일쑤였다.
미세 먼지 주의보가 내린데다가 흐려서 차창 밖 풍경은 흐릿하게 보이고 차량들은 서행을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