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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독일에서 덴마크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

독일의 함부르크를 떠나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가는 날이다.

사실 함부르크는 덴마크를 가기위해 잠시 머무르는 도시쯤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뜻밖에도 지금까지 있었던 독일의 어느 도시보다 좋았다.

기대를 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다른 걸 다 제쳐두고 엘브터널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으면 한참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나도 왜 좋은지 잘 모르니 말이다.

가끔 무엇이 왜 좋은지 말로 표현 못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햇살 가득한 날의 공원.....

그래서일지 여행하며 가장 많은 이야기를 한 도시였다.

물 위의 붉은 벽돌 건물. 성소수자 퍼레이드와 비틀즈 광장, 리퍼반 거리,

과부의 집(홀아비의 집이라도 인상적이었을테지만),

한국 먹거리 사가지고 돌아가던 날 등이 떠오르는 함부르크.

 

기차 시간을 기다리다 함부르크 역에 있는 책방에 들어갔다.

이것 저것 구경하는 중에 다이애너비 책이 눈에 들어와서 보고 있으려니까,

옆에서 .......사고 싶으면 사...

아니야~~독일어도 모르는데.... 뭘~~

 

시간이 기차 밖 풍경처럼 참 빠르게 지나갔다.

벌써 여행 마지막 도시, 코펜하겐으로 향하게 되었다.

영양제도 안 먹고(아니 못먹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기차에 올랐더니 잠시후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만, 사복 경찰 2명이 기차에 오르더니

자신의 신분증을 내보이며 경찰인데 우리에게 영어나 독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묻는다.

그러더니 짐이 어느 것이냐고 물었다. 이거라고 가리키니까. only one?하고 되물어 그렇다고 말했다.

두 사람인데 왜 하나 밖에 없느냐고 또 묻지는 않았다.

만약 물었다면 안전해 보이는 당신네 나라, 독일에서 짐을 잃은 사연을 이야기 했을테고,

그들은 '어이쿠 ~ 이거 독일에서 그런 일을 당해서 독일 경찰로서 사과드립니다.'

뭐~~이런 말을 들을 수 있었으려나?

 

경찰이 가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이해하기 힘든 외국어 속에서 한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사막의 오아시스 같다.

어쩌면 오래 외국 생할을 하게 된다면 가장 그리운 것은 한글과 우리 말 아닐까?

 

덴마크에 가게 되니

이제 덴마크 화폐 단위인 크로네에 익숙해져야 한다.

1크로네는 180원....

 

달리던 기차가 멈춰섰다.

이제 기차가 배에 실릴 차례다.

이렇게 배가 기차를 싣고가는 것도 얼마있지 않으면 없어질런지도 모른단다.

해저 터널 예정이기 때문에....

 

배에 완전히 기차를 싣고 나니 모두들 기차에서 내리란다.

우르르 내려서 배로 오른 사람들은 배에 있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하거나 갑판 위로 올라갔다.

나도 갑판 위로 올라가고 싶은데 옆에선 자꾸 내려가고 싶어한다.

물건도 사지 않으면서 상점도 기웃기웃 이상하게 불안한 사람처럼 보였다.

 

왜 그러는데?

시원한 갑판 위에 올라가서 바닷 바람 쐬는 게 훨씬 좋지않아?

캐리어를 기차에서 잃어버린 것때문에, 기차에 캐리어를 놓고 온 게 자꾸 걱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어련히 잘 있을텐데.....

평소 나보다 더 대담한 듯 한 것 같은데 이번에 가방을 잃은 후엔 굉장히 소심하게 행동을 한다.

 

마침내 기차에 올라 캐리어가 얌전히 있는 걸 확인하고서야 표정이 밝아졌다.

코펜하겐 역에 내려서 호텔까지 어떻게 갈까?

택시탈까? 30분 가까이 걸어야 하는데...

그냥 걷자. 캐리어 하나 도난 당해서 하나 뿐인데~~ㅎㅎ

 

호텔에 짐을 정리하고 나서

난 주변 모습이 궁금하여 혼자서 나왔다.

한 시간 내로 돌아올게~~여기 안전한 덴마크잖아~~

강가로 나왔다.

어둠이 내리고 있었고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사람이 보이더라도 덴마크라는 인상 때문에 다들 좋은 사람처럼 여겨졌다.

강가에서 홀로 술 마시는 남자 조차도.....

 

 

 

6시 50분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함부르크 역으로....

 

함부르크 역에 너무 일찍 오는 바람에 책방에 들어가서 구경하다가 다이애너비 책을 보고 있으려니....옆에서 사고싶으면 사~~아니~~

 

 

 

기차에서 빌드 짜이퉁지 신문을 뒤적거려 보니....김정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 관련 기사도 있고, 아우구스부르크팀에서 뛰고 있는 구자철의 포지션 그림도 있다.

 

 

 

기차가 배에 통째로 실려지기까지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아마 독일에서 덴마크로 국경을 넘게 되어 시간이 더 오래 걸렸을 런지도 모르지만.....

 

 

우리와 반대로 독일로 가는 배.

 

 

배의 앞에는 덴마크  국기가 뒤에는 독일 국기가 걸려 있었다.

 

 

코펜하겐역

 

 

코펜하겐 역 앞의 티볼리 공원

 

 

 

 

샤워장이 완전 투명이다.

 

 

 

코펜하겐 지도를 펼쳐놓고 눈으로 여기 저기 주요 지점을 익혀 두고.....

 

 

짐을 대충 정리하고 혼자 강가로 나왔다.

 

 

거리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리고 아무리 둘러보아도 우리 나라 처럼 당구장이나 PC방을 볼 수가 없다. 그나마 카페도 문이 닫혀 있다. 어디서 뭘 하나? 여기 사람들은?

 

 

 

 

여긴 아이들 공갈 젖꼭지가 열쇠와 함께 달려 있는게 유난히 많았다. 왜지?

 

 

 

코펜하겐 역에서 호텔에 갈때도 또, 우리가 호텔에서 나와 중심지로 갈 때도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