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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덴마크 - 코펜하겐 1

덴마크 코펜하겐에서의 첫날.

일단 오늘은 인어 공주상을 목표로 걸어보기로 했다.

 

강변을 따라서 걷는데 20대 남녀 한 쌍이 타올을 들고 와서는 강변에 다다르자 옷을 훌훌 벗어던진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수영복도 안 입고, 완전 맨 몸으로 풍덩 강으로 뛰어드는 것이었다.

그리곤 깔깔거리면서 수영을 한다.

'세상에나~~!!'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방에 샤워실이 완전 투명한 것도 이들 눈에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닌 것이다.

낯선 사람들 앞에서도 거리낌없이 옷을 벗는데

아는 식구끼리 샤워장이 투영한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막 수영을 끝낸 수영복 차림의 20대 여성이 올라왔다.

우리에겐 선선한 아침인데 이들은 추운 기색이 없다.

그녀에게 수영 아무나 할 수 있는지, 무료인지 물어보라고 했다.

왜 직접 물어보지 나한테 시켜?  수영복 입은 여자잖아?

그냥 아무나 해도 된다며 아침 햇살 속에 방울방울 물을 떨구며 말했다.

 

그 여자는 옷을 갈아 입지도 않고 수영복 차림으로 벗어 놓았던 운동화를 신더니 뛰어갔다.

아마도 아침 운동차 집에서 수영복 입은 채로 나와서 끝내고 돌아가는 듯했다.

 

한참을 걸어서 니하운까지 왔다.

 

니하운은 예전에는 주요 항구의 구실을 했겠지만

지금은 항구로서의 구실보다는 관광객들을 위한 배가 드나들고, 요트 등이 정박 해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과거 선원들을 상대로 하였을 건물이나, 주점들이

이젠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카페나 음식점들로 변해 소님들을 끌고 있었다.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해서 가고 난 잠시 앉아 기다렸다.

내 앞에서 알록달록한 니하운의 건물을 배경으로

중국인 부부가 20대 딸의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고 있었다.

딸아이는 찍은 사진을 보더니 맘에 안드는지 다시 찍어달라고 하고는

배경 좋은 자리를 찾아가서 온갖 포즈를 바꿔가면서 잠시 전에 부모에게 보여 주었던 새침한 표정과는

전혀 다른 생기 발랄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였다.

 

그런 조합, 즉 딸 하나를 두고 부부가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중국인 가족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하나같이 딸들이 부모가 찍은 사진을 보고 맘에 안들어하면 다시 찍어주곤 하는데

마치 부모를 하인 부리듯 하는 딸들을 보고 있자니 남의 나라지만 눈쌀이 찌푸려졌다.

그 옆에선 40~50대 한국인 여자들이 '하나 둘 셋~~!!' 하면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물길을 따라 빼곡하게 앉아있는 관광객들을 싣고 배가 드나들고 있었고, 가이드만 선생님처럼 홀로 일어나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들으면서 카메라나 휴대폰을 들고 연신 주변 경관을 찍기에 바빴다.

코펜하겐 관광의 1순위로 꼽히는 니하운의 풍경이었다.

 

우린 인어 공주 동상 있는 곳을 찾아 일어섰다.

가다가 지도에 별 모양 지형으로 나타나있는 카스텔레트 요새를 가게 되었는데

오각형의 별모양 요새 주위로 해자가 둘러쳐져 있었다.

17세기에 지어진 방어용 요새로 지금도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었다.

 

이곳은 바다에서 육지로 들어오는 물길 어귀에 있어서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점으로 여겨졌다.

우리나라 몽촌토성에서 본 모습이나 일본의 성 주변의 해자와 같은 형태였다.

다음에 이 별 모양 요새를 한 바퀴 걸어보기로 하고 인어공주 상 있는 곳으로 갔다.

 

인어공주상의 크기가 작아

처음 본 사람들이 '에게~~'하면서 실망한다는 인어공주 상 주변엔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바다 쪽에서도 연신 관광객을 태운 배들이 인어공주상 부근까지 왔다 가곤 했다.

그들은 배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다 사진을 찍고는 내리지도 않고 떠나갔다.

그렇게 인어공주는 안데르센 덕분에 육지와 바다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앉아 있는 공원 벤치뒤를 여성 환경미화원이 열심히 솔질하듯 바닥을 쓸고 있었다.

환경미화원 복장이 아니고 파티 복장을 했더라면 귀부인티가 나는 여자였다.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덴마크라는 생각에 일하는 사람마다 표정을 살피게 되는데,

선입견 때문일까? 사무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있어도 일에 지친듯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드물다.

 

인어공주상을 보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게피온 분수쪽으로 갔다.

1차 세계 대전때 사망한 선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자기 아들들을 4마리의 황소로 변하게 하곤 몰고 있는 여신 조각상인, 풍요의 신 게피온이다.

 

오늘 너무 많이 걸었다.

선착장이 보여서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배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여기서 요금을 내고 탈 수 있는지 물었다.

그들은 별도의 카드를 들어보이고는 자신들은 이거 보여주고 탄다면서

선장에게 물어보라고 하였다.

 

배를 타고 와서 장을 보고 호텔로 왔다.

새로운 도시에서의 첫날은 호기심에 꼭 이렇게 강행군을 하게 된다.

 

 

 

 

자연스러움도 좋지만 ...... 왠지 억지스럽다.

 

니하운 풍경.....사진에서 많이 보아서 꼭 전에 왔던 곳처럼 여겨진다.

 

 

니하운에 있는 한 건물의 벽면 창틀에 이렇게 구명조끼를 빼꼭하게 끼워넣었다. 설치 미술이라고 하기엔 좀 ~~

 

 

 

 

디자인 박물관 앞 뜰.

 

 

별모양의 요새 옆 해자와 교회...........그리고 경계 근무중인 군인인데 처음엔 조각 작품인줄 알았다. 꼼짝 않고 있어서.....

 

 

 

 

인어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