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역에서 11시 20분 기차를 타고 가니 4정거장이었다. 도착하니 12경이 되었다. 더웠다.
하이델베르크는 그리 멀지 않아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적당하였고
몇 년 전 갔을 때는 하이델베르크 성에 오르느라 지쳐서 성에서 내려다 본 예쁜 마을의 거리를 둘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 다녀오기로 했다.
더구나 하이델베르크는 대학 도시로 유명한 곳이 아닌가?
하이델베르크 역에 도착하니 날이 몹시 더웠다.
지금까지 독일 여행 중 가장 더운 날이었던 것 같았다.
지난 번에 왔을 때도 더웠던 기억이 나서 하이델베르크가 다른 도시보다 기온이 더 높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다니다보니 내가 생각한
낭만적이며 고즈넉한 대학 캠퍼스가 아니었다.
주요거리를 다니니 마치 서울의 어느 쇼핑 상가를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뒷길로 접어들자 조금 한산하고 이게 대학건물이구나. 하고 여겨질 뿐
그리 학구적인 분위기도 아니었다. 날이 더워서 더 그랬을지 모르겠다.
그나마 골목 한쪽에 있는 학생감옥은 인상적이었다.
학생감옥은 대학생들의 감옥 이었는데 교수들이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이 의아했다.
이성적이며 지성적이라 여겨지는 독일의 대학에서?
하지만 내가 교사라서 그런지 그 심정만은 이해가 되었다.
감옥에 갇힌 학생들은 벽에 수많은 낙서와 그림을 그려 넣었다.
지금은 이 감옥이 사람들의 관광코스가 되어 그림과 낙서를 보여주면서 요금을 받고 있었다.
감옥에 수감된 학생 중에는 학생 당시 그리 모범적이지 않았던 칼 마르크스도 있었다고 한다.
4층에 올라가니 한글로 쓰인 A4용지 한 장이 있어 반가웠지만 그건 경고문이었다.
CCTV가 지켜보고 있느니 낙서하지 말라는 경고문.
바로 옆에 안내문이 있었는데 정작 여러 나라 말로 된 안내문에는 한글 안내문은 없었다.
중국어와 일어는 있는데 말이다.
한글 안내문이라도 있었다면 경고문을 보고 그리 서운하진 않았을텐데
안내문은 없고 경고문만 있어서 약 오르고 항의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번잡한 골목을 벗어나 강가로 가니 조금 시원했다.
멀리 하이델베르크 성도 보이고 칸트가 매일 산책을 했다는 철학자의 길도 보였다.
철학자의 길은 지난번 왔을 때 가 보았기 때문에 입구까지만 다녀왔다.
저 마을의 거리는 동화 속 같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찍은 전에 하이델베르크를 왔을때 사진.
모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슷한 모양의 개를 작품으로 만들고 있었다. 꼭 같은 스승 밑에서 수련을 쌓은 사람들처럼......
대학건물로 둘러쌓인 광장도 뜨겁게 해가 내리쬐는 돌바닥이다. 날이 더워서 더 실망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추모하는 듯한.....
하이델베르크 학생 감옥의 낙서들.
그나마 레카강변으로 오자 조금 선선한 강바람이 불었다.
멀리 하이델 베르크 성도 보이고
전에 걸어보았던 칸트가 매일 산책을 했다는 철학자의 길도 입구까지만 다시 가보고
성당 겉에 움푹 들어간 곳마다 이렇게 장사하게 허락을 한 모습이 재미있었다.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을텐데.....
아마도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자들인 듯 했다.
하이델베르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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