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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

이른 아침, 내가 일어난 줄 모르는 휴대폰은 

어김없이 제 시간에 알람을 울리면서 충실하게 본분을 다하고 있다.

호수 주변을 걷다가 주인 잃은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다.

나를 빤히 보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달아나는데 가만 보니 목줄에 개줄이 묶여 있었다.

집에 묶여 있다가 목줄이 풀려 집을 나오고는 자기 집을 못 찾아가는 듯 싶다.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았다.

청보리밭이 일렁이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지나가는 초등학생이 낯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나도 그 아이를 본 받아 어쩌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사람이 보기 힘드니 사람이 반갑다.

 

초등학교에선 운동회가 한창이다.

학생수가 적어서 체육관에서 운동회를 하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인 이어달리기 하려고 운동장에는 횟가루로 하얗게 트랙이 그려져 있다.

체육관 입구에서 안내를 맡은 한 선생님께서 잠시 후 상품이 있는 어른들 경기가 있으니 참여하라고 권한다.

 

학교를 나와 논길로 걸어들어서니 모내기를 위해 갈아엎고 있는 논으로 먹이를 찾아 큰 새들이 날아들고 있었다.

 

아빠~ 내가 여기서 근무하다가 불과 3주 만에 서울 용산역에 내리니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지 놀랐어.

내가 여긴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 놀란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아마 관산에서 근무하고 나면 여기서 살고 싶다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헌데 서울에서 가자면 너무 멀다. 차를 몰고 가도 안 막히고 안 쉬고 간다하더라도 거의 5~6 시간이 걸리고

KTX를 이용하더라도 나주까지 가서 다시 70킬로를 버스든 택시든, 승용차든 다시 타고 높은 고개를 넘어야한다.

서울에서 전남 장흥은 그렇게 먼 곳이었다.

아이도 처음 전남 장흥에서 근무가 결정되었을 때 너무 먼곳이라 시무룩했었다.

너무 멀어 며늘 아이와 한 달에 한 번 만나기 힘들 것 같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만난 주변 사람들이 너무 좋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마트에서 이것저것 살림에 필요한 것들을 산다.

근처 학교에서 전화가 왔는데 학생들 멘토링에 대한 요청이 왔고 선생님들 건강 상담도 해야 한다고 한다.

인턴과 레지던트 생활 한 것 생각하면 그리 어렵고 힘든 일들은 아닐것이다.

 

 

 

아침 안개가 걷히기 전에 호수를 돌아보려고 식전에 나왔다.

 

 

 

 

 

무당벌레도 이른 아침, 진딧물이 많은 곳에 앉아 포식을 하려고 하고 있다.

 

 

 

 

매일 아침 나오신다는 아주머니는 갑오징어를 한마리에 만원씩 팔고 있었다.

저거 살까? 해봤어 갑오징어 요리? 아니~~해보지 뭐~~한마리를 사들고 왔다.

토해낸 먹물이 엄청나다.

 

 

 

천관산......언제 다시 온다면 올라봐야겠다.

 

 

드라마 <신의> 촬영지였던 곳은 이제 빈 곳으로 남았다. 한의 체험장으로 사용되었다가 지금은 폐허처럼 남았다.

 

 

때 이른 더위에 아카시가 피었다.

 

 

갈아엎은 논에선 먹을게 많은지 날아든 새들이 많다.

 


관산에서의 또 하루가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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