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일지

대통령의 말하기

대통령의 말하기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설득과 소통의 법칙

 

이 책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씨가

가장 가까이에서 노무현의 육성을 듣고 기록하면서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노무현의 이야기를 육성으로 듣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중간 부분까지는 집에서도 지나친 친노라 불리는 나에게도

너무 노무현 찬양하는 듯해서 거부감이 있었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게 서술하였고 내용도 거부감을 없애주었다.

 

그리고 노무현이 평범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아까운 대통령을 잃었다는 생각에 변함없었다.

 

불통이라는 소리를 듣는 박근혜와 대척점에 있기 때문에

무던히 소통하려고 애쓴 노무현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

안타깝게도 대통령으로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간적인 소탈한 대중과 광장의 언어 사용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도 이해가 되었다.

 

안타까운 가정이지만 노무현의 시대가 조금 늦게 찾아왔다면 어땠을까?

노무현의 다음과 같은 말 속에서는 그가 얼마나 고뇌하는 정치인이었나 하는 것을 알게 해준다.

 

고달프게 사는 사람이나 고통스럽게 사는 사람,

또는 억압받는 사람들과 조우를 하게 되고,

실제로 정직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 맞는가?

성공한 사람은 결국 남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닌가?

때로는 고통 받는 사람들, 그 뿌리에 찾아 들어가 보면

결국 성공한 사람이 고통을 주는 자리에 있는 경우도 참 많고, 또 직접은 아니더라도

내 스스로가 서 있는 자리가 우리가 만들어 놓은,

아니 앞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 구조의 수혜자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구절마다 노무현대통령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려 애쓴 대목이 많이 나온다.

그는 무척 토론하기를 즐겨하였고 비서들이 써 준대로 연설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으니 종종 이야기가 곁가지를 뻗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있었고

예정 시간보다 길어진 경우도 많았다.

 

어쩌면 노무현 대통령 말기

노무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낀 것은

하나하나 일을 결정하려면 수많은 토론과 대화와 회의를 거쳐야했기 때문이 아닐까?

그 전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상명하복과 권위주의에

익숙하기 때문에 더욱 낯설고 피곤해하며 일의 진척이 안된다고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은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금 대통령 후보들의 토론이 한창이다.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시절 지금같은 토론이 벌어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그러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우리 국민도 불행한 일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말 잘하는 대통령이 꼭 좋은 대통령은 아닐지라도 소통에 대한 노력은 필요한 덕목이라 여겨진다.

 

노무현 대통령 임기 말에 지지율이 곤두박질 치는 와중에도

당장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결코 편법을 쓰지 않은 대통령이었다.

이 책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불통 이미지에 힘입은 바 초판 여러쇄를 찍은 책이 된 듯 하다.

 

<윤태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독서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령화 가족  (0) 2017.10.16
덴마크 공부하기  (0) 2017.07.09
푸노 가는 길  (0) 2016.12.01
애완의 시대  (0) 2016.11.17
박노해의 <다른 길>  (0) 2016.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