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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푸노 가는 길

오랜 기간 알고 지내는 선배님이 계시다.

교직에 계시다가 정년퇴임하셔서 연세가 70이 되셨고

결혼 하신지 40년이 되셨다.

그런데.....

장장 80일 동안 중남미여행을 다녀오셨다.

치안이 썩 좋지 않은 중남미를 그것도 자유여행으로 말이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이렇게 책으로 엮기까지 하였다.

와우~~!! 집사람에게 보여주니 놀라는 표정이다.

나를 포함한 젊은 부부조차 쉽게 꿈꾸지 못할 일일 것이다.

우선 건강해야하는 것은 물론, 부부간의 사이가 좋아야 그런 꿈도 꿀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면서 사진과 더불어

매일 매일 휴대폰에 일기처럼 기록한 것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한 순간의 실수로 휴대폰에 저장한 기록이 날아갔을 때의 심정....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서 그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내가 알고 지냈던 분이어서 중간 중간 구어체로 쓰인 부분에서는

평상시 말투를 느낄 수 있어서 웃음이 났다.

 

그동안 정년퇴임 기념 문집이라든가, 칠순 기념으로 책을 펴내신 분들도 계시다.

내게 책을 전해주신 분들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런 책을 받았을 때

그냥 한번 훑어보듯 보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아주 재미있게 잘 읽혀서 순식간에 읽어 나갔다.

정식으로 출간을 해도 좋을 듯싶다.

 

중남미를 여행하려는 사람들에겐 정말 요긴한 정보들이 잘 요약되어 있었다.

나도 잘 간직했다가 똑같은 코스로 중남미 여행을 꿈꿔본다.

 

이 책을 들고 여행을 하면서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직접 찾아보고,

당신 사진이 이 책에 실려 있고 당신의 이야기가 여기 적혀 있다고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여행을 하면,

여행의 기쁨이 배가 될 것이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봉숙이란 이름은 선배님과 사모님의 이름 자에서 한 글자 씩 따온 이름이다.

이름처럼 두 분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쓴 글이다.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셨기 때문에

일단 언어에 대한 부담이 덜했을 것이라 여겨지지만 남미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 곳이 많다.

언어 소통이 안 되어서 저녁을 두 번씩 먹는 장면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리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간식을 먹다가 개떼들이 몰려와서 쫓기던 일,

너구리처럼 생긴 코아티에게 음식을 강탈 당한 일등.....여행이란,

수없이 많은 곤혹스러운 상황을 마주하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게 마련이다.

 

그중에서 내가 놀란 것은 페루에서 택시 강도를 당한 것을 기록한 부분이다.

페루하면 아주 인정 많고 순박한 사람들의 나라라고 알고 있는데 그곳에서 택시강도를 당한 것이다.

정차해 있던 순간 택시 유리창을 와장창~!! 깨고 손을 집어넣어 사모님이 안고 있던 가방을 강탈해 간 것이다.

불과 5초도 안된 눈 깜짝할 사이에.....아무래도 택시 운전수도 한 패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나마 사람이 다치지 않고 중요한 것은 복대에 지녔기 때문에 강탈을 면했지만 얼마나 놀랬을지 짐작이 간다.

 

내가 중남미여행을 하게 되면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나스카 지상화보기, 마추픽추, 이과수 폭포, 빙하 등인데

그중에서 나스카 지상화 보기 경비행기 투어는(1인당 60달러) 가성비치고 최악이니 비추!!라고 적혀 있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기억해 두시길...

 

빙하 위를 걷는 미니 트레킹은 65세 이상이라 참가할 수 없었다니

코 앞에서 되돌아서야 했으니 내가 생각해도 안타깝다.

나이보다는 입구에서 간단한 체력 테스트를 거쳐서 선정했다면 가능했을 텐데 말이다.

 

책의 앞뒤로는 여행 정보가 깔끔하게 요약되어 있다.

두 분 건강하셔서 80세 기념 여행도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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