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이미 알고 있었던 지인의 아들 결혼식 소식과 함께
또 다른 지인의 어르신 별세 소식도 전해 왔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연이어...
어제 산 대구 반 토막과 야채로 대구탕을 끓여서
맛있다~ 맛있다~ 하며 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로 된 남비 뚜껑을 떨어트려 와장창~~!! 박살이 났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연이어...
조심조심 쓸어담고 걸레질을 했지만 발바닥에 미세한 조각이 밟힌다.
다시 한번 휴지에 물을 묻혀 닦아냈다.
오늘은 이렇게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번갈아 전해왔고 일어났다.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는 법이다. 인생도~~여행도~~
다만 그것에 대처하는 마음 자세가 중요할 것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난.....
언제나..... 안 좋은 비관적인 쪽에 더 기울어져 있었다.
그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
혹시.... 먼 미래를 망원경으로 보고는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없는 일에 대해 걱정을 하는 것은 아닌지?
혹시.... 미세한 현미경으로 하나하나 들여다보면서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는건 아닌지?
꼼꼼하지도 않으면서.........완벽하지도 않으면서..........걱정을 한다. 매일 매일......
세비야 대성당을 찾았다.
세계 3대 성당....바티칸 대성당, 런던에 있는 성 피에트로 대성당, 세비야 대성당이다.
이곳에 유명한 콜롬버스의 관이 있다. 묘지나 무덤이 있다고 하지 않고
관이 있다고 해야 어울리는 것은 콜롬버스의 관이 네사람에 의해 공중에 들려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스페인 땅에 묻지 말라는 유언때문에 여기 저기 떠돌다가
결국엔 스페인에 돌아왔지만 이렇게 공중 들려 있다.
공중에 떠있는 무덤을 보니 왠지 안착하지 못하는 모험가 다운 콜롬버스라는 생각이 드는 반면
저승에 가서도 안정되지 못한 불안한 삶을 사는 건 아닌가 하는 공연한 걱정까지 들었다.
콜롬버스의 관을 들고 있는 네 사람 중 앞에 있는 두 사람은 당당하게 얼굴을 들고 있는데
뒤에 있는 두 사람은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앞에 있는 사람은 콜롬버스를 지지했던 왕이고, 뒤에 있던 사람은 지지하지 않은 왕이란다.
종탑에 올랐다.
코너를 돌때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34번까지 가니 마지막이었다. 종이 매달린 옥상이었다.
잠시 후 뎅그렁 뎅그렁~~ 종이 울렸다. 12시 정각이었다.
바로 머리 위라서 고막이 터질듯 한 소리일줄 알았는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었다.
세비야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세비야 대성당
성당 안의 콜롬버스의 관.....한바퀴 둘러보자....
고개를 든 앞에 두 사람과 고개 숙인 뒤에 두 사람
저 뒤로 여행자의 수호성인인 클리스토폴 성인의 모습이 보인다.
이사벨 여왕이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도시인 그라나라를 점령하고 기독교 왕국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여 그라나다의 상징인 석류를 긴 칼로 찍어 누르고 있다.
칸마다 성서의 내용인 듯 보이는데.....온통 금박으로 칠해져 있다.
저 세비야 대성당 종탑에 오르면.....세비야 시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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