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이제까지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의 겉모습만 보고 다녔는데 오늘은 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른 시각 사람이 적을 때 콜로세움에 들어가고 싶었다.
생각보다 사람도 적고 일찍 온 바람에 줄을 서지않고 콜롯세움에 들어갔다.
내일 딸이 귀국하는 날이라 오래 기다려도 꼭 들어가야 했는데 다행이었다.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를 통합한 입장료는 일인당 12유로였다.
무장군인들이 콜로세움 안팎을 경비하고 있었고 이따금씩 헬기도 날아다녔다.
콜로세움에서 돌아보는 내내 잠깐만 잠깐만을 입버릇처럼 외치면서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했다.
콜로세움에 물까지 채워서 해전까지도 연출을 하였다니 당시 사람들 입이 떡 벌어졌을 것 같았다.
콜로세움에 대해
당시 시인 마르티알리스는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이집트 인들아~ 피라미드를 자랑하지 말라
앗시리아 인들아~ 바빌론을 입에 담지 말라
이들은 이제 황제의 새 원형 경기장 앞에 그것들의 설 자리는 없을지니
모두 이 콜로세움의 그늘에 가려지리니.....
http://ebs.daum.net/docuprime/episode/25450
대단한 자부심의 표현이란 생각이 들었다.
콜로세움을 보고 나와 로마의 정치, 종교, 경제의 중심지였던 포로로마노를 들어갔다.
위에서 내려다 본 것과 또 다른 장면이 연출이되었고 느낌도 또 다르게 다가왔다.
4월에 여기 다닐 때 더워서 죽는 줄 알았어. 지금은 너무 좋으네.
해가 오르니 마치 봄볕을 쬐는 느낌이었고 돌아다니다 보니 땀까지 났다.
땀이나니 챙겨 온 우산과 보온용 겉옷이 든 배낭이 거추장스러웠다.
로마에 오기 전에........
로마관련 영화와 그래픽으로 원형의 상태였을 때를 재현해서 본 기억을 떠 올리면서 다녔다.
수없이 많은 음모와 배신과 사랑과 향연속에 온갖 사연들이 이 돌무더기 사이에 서려있을 것이다.
포로로마노를 다 돌아볼 무렵 턱이 진 곳을 내려오다가 딸아이가 또 넘어졌다.
자기 다리가 긴 줄 착각을 했나보다, 발을 내려 딛다가 그만 3~4m쯤 나동그라졌다.
굽높은 신발을 신고 다녔으니 다리에 힘도 풀렸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넘어진 곳이 흙바닥이어서 곧 일어났다.
아침 일찍 나와서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아 다행이었다.
생각보다 시간은 빨리 흘러 저녁 시간이 되었다.
저녁 식사 도중 갑자기 와~~!! 하는 함성이 들렸다.
서빙하던 종업원들도 만사 제쳐놓고 TV 앞으로 달려갔다.
틀어놓은 TV에서 이태리 프로 축구 팀 AS로마가 한 골을 넣는 장면이 슬로우 비디오로 계속 나왔다.
그들이 응원하는 팀이 골을 넣은 것이다.
나도 그 장면을 유심히 보고 있으니까 로마팀을 아느냐고 물었다.
내가 좀더 센스가 있었다면 엄지를 치켜세우든 뭔가 그들의 기분을 UP시킬 말을 찾아냈을 텐데
순발력도 없었고 이태리 말은 물론 영어도 짧았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말해버렸다.
이탈리아 축구와 선수에대해서는 테베즈외에는 잘 모르기도 했지만 말이다.
AS로마팀이 축구를 하는 날이라서 그런지 모든 가게의 TV는 축구경기를 틀어놓고 있었다.
트레비분수앞을 지나는데 꽃 팔던 남자가 딸의 손에 억지로 꽃을 쥐어주려고 하였다.
안 받으려고 하니까 악수라도 한 번 하자고 손을 내밀어 억지로 악수를 하고 나서야 물러섰다.
에이~ 아빠가 가까이 있었으면 안 그랬을 텐데.....ㅎㅎ
밤에 혼자 카메라 한 대만 달랑 들고 나왔다.
카페 앞에서 나누어 준 시음주 한잔을 받아 먹었더니 알딸딸하다.
함부로 받아 마시지 말라고 했는데, 의심하면 한이 없겠지?
밤이지만 많이 다닌 길이라 길을 잃지않고 잘 찾아서 호텔로 돌아왔다.
저 아래 물을 채우고 배를 띄워 해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연출했다니 대단하다. 그 오래전에.....
저 속에서는 맹수들과 검투사들이 머물며..... 지상으로 올라와 그들의 마지막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한 결투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그린지 얼마되지 않은 것처럼 색이 선명하다.
콜로세움과 민들레 - 이따금 헬기가 날고, 지상에선 구급차가 경적을 울려도 꽃은 핀다. 그 옛날에도 피어있었을 것이다. 인간들 만의 세상은 아닌 것이다.
지금의 싸이클 경기장 같은 모습 그 옛날 말이 끄는 전차경기가 벌어졌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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