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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이탈리아 4일째 - 오르비에토

12시간 가까이 잠을 자고 일어났다.

긴 잠 끝에 몸 상태는 조금 호전되었다.

 

내가 자는 동안 우리 나라 재래 시장 같은 곳으로 장을 보러 나갔었는데

동양인 여자 둘이 나가서 밤에 장을 보려니 장난이 아니었단다.

아벨라~~알러뷰~~

사람 혼을 쏙 빼 놓는데 재미도 있었지만 겁도 났단다.

 

아마 아빠랑 같이 갔으면 덜 했을 거라면서 다음에 함께 가 보자고 한다.

나도 궁금했다.

 

내가 잠든 사이 김치도 두 통 담가놓고 아침상까지 차렸다.

호텔이 아니라 조리 시설과 세탁기가 있는 아파트란 사실을 실감한 날이다.

 

오늘은 테르미니 역에서 기차를 타고 오르비에토를 다녀왔다.

피렌체행을 타고 북쪽으로 기차로 1시간 30분정도를 가면 되는 곳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안내소에서 지도를 구하고 대충 지도에 우리가 갈 길을 표시해 달라고 하는 일이다.

성으로 높다랗게 둘러싸인 마을인데 골목과 집들이 정겹게 느껴지는 예쁜 마을이었다.

슬로시티가 처음 시작된 마을을 상징하듯 점포에 달팽이 그림이 그려있었다.

 

올라갈땐 푸니쿨라를 타고 내려올땐 걸어서 내려오려고 편도표만 끊었다가 낭패를 보았다.

길을 잘 못 들어서 자동차 전용도로로 나오는 바람에 한참 걸어내려오느라 운전자들로 부터 눈총을 받았다.

눈총 받은 것도 그랬지만 위험하기도 하였다.

 

늦게 로마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었는데 피곤하지만 2015년 마지막 날인데 나가자고

딸아이가  술병을 들고 재촉해서  콜롯세움 광장으로 나갔다.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시에서는 오염문제와 테러 염려로 공식적인 불꽃놀이를 하지 않고 자제 요청도 했지만 사람들은 마구 폭죽을 터트렸다.

폭죽소리가 고막을 찢는듯 여기저기서 들렸고, 수시로 구급차는 경적을 울리면서 지나갔다.

무슨 큰 사건이 벌어져도 폭죽소리로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2016년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카운트 다운을 외치면서 소리지르고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난리였다.

덕분에 우리도 뒤에서 터트린 샴페인을 조금 뒤집어 썼다.

새해 모두들 복 많이 받기를 기원하며 돌아왔다.

 

 

 

 

 

 

 

 

오르비에토

 

 

 

 

콜로세움 앞의 모여든 군중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