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년에 학년 부장을 맡고 계시던 선생님께서 교감선생님으로 승진을 하셨다.
정년 퇴직을 일 년 남겨두신 분이시고, 본인도 승진을 예상하지 못하셨는데
덜컥 발령이 나 버렸다.
그래도
축하드릴 일이다.
그러나 학년 부장이 공석이 되어서
우리 학년에서 누군가는 학년 부장을 맡아야 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아뿔사!!
그 부장 자리가 내게 맡겨졌다.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고, 나 밖에 모르는 내가.....
결혼 초 마가렛에게 내가 한 말 중 하나는
나에게 승진하라는 말과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내게는 교감이나 교장으로서의 마인드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감 교장으로의 승진은
승진의 의미보다는 전직이나 이직의 의미가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교사들의 하루 일과는 주로 아이들과 생활을 하게 되지만
교감과 교장은 아이들과의 생활보다는
선생님들과 일어나는 업무적인 일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 김정일은
<난 단지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을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사람이란 때로는 원치 않는 일도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대통령이란 자리.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사람과
본인이 크게 원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 저 사람이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 중에서
누가 대통령 역할을 잘 이끌어 나갈까?
그게 갑자기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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