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가 시작되어 정신없는 학년 초가 지나고 있다.
학년이 바뀌면 새로 만나게 되는 같은 학년 선생님들과는
아무래도 자주 회의와 회식을 하게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의 신상을 이야기 하게 된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한 여선생님께서
"자꾸 이사람 저사람에게 일일이 답하기도 그렇고 해서 미리 밝혀드리지만, 전 결혼하지 않았어요." 하고 말하였다.
이 여선생님은 우리 통념상으로는 조금 혼기가 지나신 분이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이미 결혼한 여 선생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하는 한마디가
"오~~탁월한 선택!!!" 이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이구동성으로 "맞아~~맞아~~"하면서 맞장구를 치시는 걸 보면 아무래도 진담 쪽이 더 가까운 것같다.
내가 가지않은 길에 대한 부풀려진 가치?
어째거나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결혼해서 엄마로, 직장인으로, 아내로,
일인삼역을 해야하는 게 얼마나 힘들면 그런 이야기들을 할까?
오죽하면 혼자사는 삶을 '탁월한 선택'이라고들 할까?
그러자 남자 쪽으로 생각을 해 보았다.
남자가 혼기가 훨씬 지나서도 혼자 살면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까?
아마도 그렇게 이야기 하지는 않을것 같다.
우리들의 인생이 아름다운것은 바다와 여자와 포도주가 있기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한 카잔차키스는 남자이다. 그렇다면 여자들은 무엇어 있어 인생이 아름답다고 하려나?
그 가운데 남자가 들어 있기나 하려나?
나이 든 여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돈, 건강, 딸, 친구, 강아지인 반면,
은퇴한 남자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는 여자, 와이프, 처, 마누라, 안사람이란 우스개도 있다.
요즘 할머님 모임에선 영감님 생존한 할머니가 동정의 대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씁스레하다.
남자들은 챙겨주는(?) 여자가 없으면 왠지 추레하게 보이고 궁상맞아 보인인다고도 한다.
왜 남자들 값어치가 이리 떨어졌단 말인가.
바야흐로 여성상위시대, 모계사회가 다가오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한 여선생님이 덧붙인 한마디는
"결혼은 안해도 애인은 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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