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여자 아나운서들이 여대생들이 닮고 싶은 여성 상위에 들어서 일까?
그런 인기를 배경으로 여자 아나운서들 너도 나도 책을 내던 그런 때가 있었다.
이 책도 뭐 그런 책 아닐까? 헌데 그런 종류의 책과는 격이 조금 다르다.
그저 신변잡기나 가십정도의 이야기가 아니다.
백지연의 전작보다도 나은건 물론이고....
백지연이 인터뷰어로 만난 사람들로부터 얻은 이야기.
봄이 되니 화단에 새싹들이 돋아난다.
차가운 언땅을 뚫고 나오는 여린 새싹들은 정말 경이롭다.
어떻게 저 여린 몸으로 단단한 흙을 비집고 나오는지?
새싹이 땅을 밀고 올라오려면 100이라는 힘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힘이 모자라서 99밖에 힘을 쓸 수 없다면 땅 속에서 썪어버릴 것이다. 즉 100이라는 숫자가 크리티컬 매스이다.
이 책을 읽다가 또 생각난 것이
새들이 알에서 나오려고 부리로 톡! 톡! 알 껍질을 쪼아대는거 얼마나 힘든 일일까?
그러다가 포기하는 녀석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번만 더 쪼면 되는데 그 한번을 못 쪼고 새가 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울까?
새들이 창공을 힘차게 날기 위해서도 날기 위한 충분한 날개짓이 필요할 것이다.
crítical máss - 사전적 의미로 바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필요한 양이란 뜻이다.
사람도
어떤 한 고비만 아니 한걸음만 더 내디디면 충분히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는데 그저 코 앞에서 주저 앉고 마는 무수한 경우.
저자 백지연은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
어떤 분야에서 그래도 남들로부터 존경이나 신뢰를 받는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이 다른 사람과 달랐던 점은 바로 부리로 알을 한번더 쪼는 경우, 그러니까 남들보다 한발 더 뛰고
한 뼘쯤 더 노력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한계를 정해놓고
그 안에서 좌절하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어 한다.
우리가 볼 때 소위 성공했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조건이 좋거나 뭔가 타고난
어떤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되어지지만 저자는 결코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사람보다 한 발 더 뛰었을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이야기도 새겨들을 만하다.
파리가 아름다운 것은 여행 중이니까. 사흘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움이 더 크다는 겁니다.
만약 내가 거기서 30년을 산다면 개선문이 그렇게 감동을 주겠느냐는 거죠.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견문을 넓히고 감동을 받기 위해서는 안테나를 세우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 삶이 여행지다.’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 순간 안테나가 자연히 높이 올라가는 거죠.
장진 감독의 이야기에는 나도 소름이 돋았던 대목
“도착해보니 지옥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너무나 많은 추월을 했다.”
그렇다. 우리는 너무 해답을 빨리 찾을 궁리만 하면서 내쳐 달리기만 한다.
방향도 모른채...
조급할 것 없다. 옆을 두리번거리며 비교하고 불안해할 필요도 없다.
세상에 아름다운 꽃은 수만 가지가 넘고 개화하는 계절과 피어나는 속도도 제 각각이다.
인생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성의 문제이고 열매의 문제이다.
# 정치의 계절이니만큼 저자의 이야기로 사족하나 덧붙이기.
-아쉬운 것은 인터뷰를 하면서 가끔 만나는 정말 가끔 만나는 ‘이런 사람이 정치하면 좋겠다. 싶은 사람은
절대로 정치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상한 법칙이 있다.
<크리티컬 매스> 백지연 지음. 알마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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