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학교에서

물음표를 넣고 다니자.

 

 

 

-. 얘들아  왼쪽 사람은 뭘 생각하고 있니?   

   토끼요.

-.(물음표를 가리고) 오른쪽 사람 머리 속엔 뭐가 있을까? 힌트는 문장부호야~ 

  아하~~물음표요.

-.(가렸던 물음표를 보여주며)그래 물음표가 많이 있지?  어떤 의문들일까? 너희들이 짐작하는 것을 아무것이나 말해볼까?

  *토끼는 왜 귀가 길까?

  *토끼는 어떤 먹이를 좋아할까?

  *저 토끼는 주인을 좋아할까?

  * 주인은 저 토끼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 주었을까?

  *저 토끼 주인은 토끼를 왜 키울까?

  *저 토끼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어느 정도 아이들의 이야기가 끝난 후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과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화려한 화면의 게임과 영상에 취한 요즘 아이들은 생각을 하기를 싫어한다.

그저 누구나 똑같이 할 수 있는 답 만을 읊조리고 있다.

 어쩌면 머리 속에 너무 많은 것을 넣고 다녀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빈 듯한 공간, 빈 듯한 시간이 있어야 아이들은 충분히 사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김치도 숙성된 김치가 맛도 있고 영양이 있듯이 공부한 것도 되새김질하고 숙성시켜야 하는데

빨리빨리 날 것들만 먹어 치운다.  그리고 계속 다른 음식을 집어 넣기 바쁘다. 아이들은 소화시킬 시간조차 없다.

너무 바쁜 요즘 아이들은 새로운 지식을 넣기에 바쁘다. 곧 휘발되어 날아갈 지식들을 말이다.

 

그저 입 속에 집어 넣으려는 어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입 속에 들어간 모든 음식이 아이들의 피와 살로 가는 게 아니듯

그저 달달 외운 지식이 아이들에게 효용이 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아무리 좋은 식단을 짜서 상을 차려 놓아도 먹고 소화시키지 못하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말인가?

심심해서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는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빈둥거리는 시간이 아깝기 그지없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엄마의 지시를 받아서 해야 맘이 편하고 부모의 과잉 속에서 자라.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요새말로 초식학생들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요즘 아이들은 답을 알아 맞히기는 잘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넣어 제대로 된 한 문단의 글을 쓰는 아이들이 그리 많지가 않다.

생각하지 않는 탓이다. 어쩌면 이렇게 된 데에는 교사인 나 자신에게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 수업을 하고 난 다음날

교육 신문에 '머릿속에 물음표를 넣고 다니자.' 란 기사가 실려있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학교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기낳은 선생님  (0) 2011.11.06
급식을 먹다가......  (0) 2011.07.16
아이들이 쓴 부모님들 성적표  (0) 2011.05.13
풀꽃과 잡초  (0) 2011.02.10
스키장 답사  (0) 201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