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과 부모님 산소에 벌초를 하러갔다.
벌초가 끝나고 산을 돌아 내려오는 길에 동생이 몰던 우리 차가 그만 진흙길에 빠져 꼼짝 못하게 되었다.
앞뒤로 왕복도 하기를 여러 차례. 모두 내려 차를 밀어보기도 했지만 워낙 진창길이라 사람이 딛고 서기도 힘들었다.
모두 신발은 진흙으로 엉망진창이다.
마침 자동차 전문가인 사촌동생이 앞서가다가 우리 차가 멈춰선 것을 보고 내려서 우리차 있는 쪽으로 왔다.
우선 앞바퀴의 바람을 조금 빼서 바닥과의 마찰력을 높이고 난 뒤, 차를 앞뒤로 몇 번 움직였다.
그리고나서 엑셀을 밟아 급 후진을 하니 차가 뒤로 쑥~~ 빠져나왔다.
부모님이 아마도 좀 더 있다가 가라고 우리들을 붙잡으셨나 보다.
지금에서야 돌이켜 생각 해 보면 당시엔 우리 남매들이 너무 어렸다.
어리다기보다는 무지하고, 무심하고,무식했었다.
아직 비교적 정정하신 작은 아버님들이나 이모님을 생각해 보면 더 오래 사실 분들이셨는데.....
지금 살아계신다고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내가 과연 잘 모실수 있을까도 의문이지만,
간단한 처치와 약만으로도 꽤 오래 사실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