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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풀꽃과 잡초

강풍 보다는 소슬바람

한낮 보다는 해질무렵,

소나기보다는 가랑비를 좋아하는 나는

꽃 가운데서도 풀꽃을 사랑한다.

정말이지 풀꽃이라면 나는 오랫동안 부담느끼지 않고

그 작은 꽃에 시선을 고정하여 둘 수가 있다.

 

국어 교과서 마지막 부분에 실린 '풀꽃'이라는 글의 첫 부분이다.

 

이런 대목도 있다.

현대인들은 겉으로는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만을 보려고 한다.

무슨 일이고 떠들어대야만 귀를 기울인다. 풀꽃처럼 아름다움을,

진실함을 작은 꽃에 받들어서 은근히 내보이면 전혀 알아채지를 못한다.

 

 

이 단원을 가르치던 우리 학년 한 선생님이

'우리 학년에 풀꽃 같은 선생님이 계시는데 너희들은 아니?' 하고 물으셨단다.

그러니까 한 번도 내가 그 반에 들어가서 가르친 적도 없는데 그 반 아이들이

"2반 선생님이요~~~" 하면서 나를 지목 하더란다.

내가 학교 화단을 관리하는 것도 아니고 내 블로그도 모르고 닉이 해질무렵이란 것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 대목에서 자랑질을 하려니 손이 오그라드는 것 같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자판을 두드린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쪼르르 집에 와선 어릴 적 엄마에게 자랑하듯 마누라에게 자랑질을 한다.

입이 간지러워 안하고는 못배기기 때문이다.

내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이야기 하지 않고 칭찬 받은 이야기만 한다. 아이들과 똑같이 말이다.

 

그런데 마누라는 완전히 초치는 이야기를 한다. 대뜸한다는 말이

"풀꽃?? 잡초겠지." 이 마누라는 자기 남푠을 정말 잡초처럼 우습게 본다.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집에 있는 보물(?)을 보지 못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할 수 없이 여기 들어와서 나불거린다.

누구에게든 수긍하는 말을 들어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아~~ 이놈의 자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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