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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붉은 꽃을 보다가....

 

 

 붉은 꽃을 보고 있자니 오래 전 일이 생각났다.

 

학교에서 운동회를 할때 학년마다 단체 무용이나 마스게임을 하게 되어있었는데

우리 학년에서는 단체 마스게임으로 깃발로 하는 체조를 준비하였다.

그때 학생들 복장은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였고 손에는 커다란 붉은 색 깃발을 가지고 하는 깃발체조였다.

제목은 "떠오르는 태양'.  제목이 그러하니 당연히 태양을 상징하는 붉은색 깃발이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 응원단인 붉은 악마가 생기기 전이다.

 

운동회 연습을 하기 위해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서

이백명이 넘는 아이들이 커다란 붉은 깃발을 들고 운동장에서 흔들어 대니 장관이었다.

그런데 그 붉은 깃발을 보고 있자니 묘한 생각이 들었다. 그순간

그 광경을 교장실에서 내다보고 계시던 교장 선생님이 놀라서 운동장으로 뛰어나오셨다.

당장 교실로 들여보내라고 호통을 치시는 것이었다.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묘한 생각과 같이

교장 선생님도 같은 생각이셨는데

 운동장에 꽉찬 붉은 깃발을 흔드는 아이들을 보시고는 마치 빨갱이 공산당을 상징하는 듯해서 섬찟했다는 것이다.

교실로 아이들을 들여보내고는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상의를 했다.

결국 우리는 깃발을 붉은색에서 주황색으로 바꾸고 운동회를 치뤘다.

 

올해 월드컵이 열리는데 붉은 악마들의 응원이 볼만할 것 같다.

하지만 예전에는 붉은 색에 대한 이런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다는 것을 요즘 아이들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먼 옛날이야기......... 하지만 웃기만 하기에는 너무 심각했던 이야기다. 

지금 젊은이들은 이해못하는 붉은 빛깔에 가위눌려 살아온 세대만이 이해할 수 있는

붉은 빛깔은 특정 이념이었던 그시절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