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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인연

 

피천득 선생이 별세 하셨다.

 

그의 수필 ‘인연’에서 명 구절 중 하나인

 

“그리워하는 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이 글을 처음 읽을 때 ‘역시 대가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만약 그 같은 상황을 내가 쓴다고 가정 하면 애써 멋지고 아름답게 포장해서

세 번째 만남도 그럴듯하게 좋게 마무리 했을 것 같다.

꼭 반전이 있는 영화를 본 느낌 같았다.

 

그리고는 아니 만났으면 좋았을 것 같은 즉, 세 번째의 만남을 눈에서 잊기 위해서인 듯

그는 소양강 가을 경치를,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워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듯, 보러 가려하고 있다.

 

짧은 마무리에 긴 여운이 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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