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행 기차를 타러 가는 중에 캐리어가 무겁다고 내 캐리어와 바꿔서 끌고 가자고 했다.
캐리어 바꿔서 가다가 언덕에서 캐리어를 미는데 그만 턱에 걸려 내가 넘어질 뻔 하였다.
캐리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벌이진 일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구두를 신어보라는 말처럼
그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캐리어를 끌어봐야 하는 것이다.
"힘들지~내 캐리어가 턱에 잘 걸려~~ㅎㅎ"
역에서 캐리어와 짐을 부치고 2시간 가까이 기다렸다.
천천히 와도 되는데 지나치게 서둘러 온 것이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타입이라 이리저리 역 안을 돌아다녔다.
여행자를 위한 쉼터도 있어서 간단히 수건 등을 구입하면 샤워도 할 수 있고
무거운 짐을 운반도 해주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곳이었다.
오랜 시간 기차를 타고 가지만 한 번 경험한 것도 있고
지난번보다 비교적 잠을 잘 자며 가서 그런지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드니에 도착해서 트렘을 갈아타려는데 파업이라 표를 태그하는 곳이 닫혀 있었다.
오~ 이런....
그런데 우리가 기다리던 트렘이 오고 있는 것이다. 파업인데??
알고보니 며칠 동안 요금을 받지 않는 파업인데 오늘이 무료 탑승 마지막 날이고
본격적으로 내일부터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인가.
여행자는 예기치 않은 일에 어찌 되었든 적응해야 한다.
다시 돌아온 시드니에는 처음 왔을 때 만발했던 자카란다는 꽤 많이 떨어져 있어 꽃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는데
그나마 시청 앞의 자카란다는 꽤 많이 달고 있었다. 그리고 전에 없던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리에 장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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