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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호주 15일차 골드코스트

'차를 타고 좀 멀리 코알라나 캥거루 등을 보러 동물원을 갈까?' 하길래

그다지 냄새나는 동물원에는 가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공원에 가자고 하였다.

 

트렘을타고 내려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버레이 헤드 국립 공원에 갔다.

이곳의 해변은 안으로 쑥 들어와 있어서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

공원 입구에 핀 연분홍색 커다란 꽃나무밑을 지나는데 새소리가 들렸다. 올려다보니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이는데 앵무새들이 꽃마다 다니면서 꿀을 따 먹는 듯 했다.

지난번엔 하얀 앵무새였는데 이번에는 동화책 속에서 본 색깔의 앵무새였다. 검색해보니

앵무새는 '레인보우 로리켓' 였고 꽃나무는 '랑구나리야'라고 나와 있었다. 우리가

목이 아프도록 고개를 들고 앵무새를 쳐다보는데 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뭐가 그리 신기하냐는 듯 넋놓고 보는 우리를 더 신기해 하는 듯 했다.

앵무새는 곡예하듯 몸을 비틀면서 빠른 몸놀림으로 움직이는 바람에 제대로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우린 서로 찍은 사진을 비교해 보다가 다시 사진찍기를 계속하였다. 그러다 도저히 고개가 아파 힘들때 쯤 멈추고

다음에 다시 와서 보기로 하였다. 종종 우린 아쉬운 것들을 '다음에 시간 여유 있을 때 또 보러 오자'라는 말을

참 많이 하면서 다녔다. 하지만 그 다음이란 것이 오지 않을 때가 많았다. 더구나 우린 여행자가 아니던가?

 

우린 세 갈래 갈라진 길에서 바닷가 길을 택해서 걸었다.

바닷가지만 숲이 울창해서 이따금씩만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이따금 나타나는 작고 오붓한 바닷가 모래밭은 마치 개인 해수욕장 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서 연인이나 가족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공원 길이 끝날 무렵 우린 앉아서 간식을 먹었다. 옆에 다리가 있는데 학생들이 다리 위에서 강으로 풍덩풍덩 뛰어내리고 있었다. 뛰어내린 아이들은 다시 다리로 올라가 다리 난간 옆의 가로등을 붙잡고 있다가 뛰어내리기를 반복하였다. 남자 아이들은 따로 따로 뛰어내리는 데 여자 아이들은 손을 잡고 뛰어내렸다. 어린 꼬마 아이는 자기도 뛰어내리겠다고 칭얼 거리자 아빠가 앉고 올라가서는 함께 뛰어내렸다. 아이들이 뛰어내리기를 끝냈고 우리도 간식 먹기를 끝내서 일어섰다.

 

버스와 트렘을 갈아타고 돌아와 또 해변에 나갔다. 파도가 거센 곳에는 수영금지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곳도 들어가려는 무모한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곳에 사람이 들어간 모습을 보면 이내 싸이렌 소리가 들리고 차가 출동하였다. 워낙 넓고 거센 파도소리에 싸이렌을 울리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듯 싶었다. 우린 맨발에 닿는 가는 모래의 촉감이 좋아 샌들을 벗어들고 한참을 걸었다. 

 

버레이 헤드
힘들게 찍은 앵무새
우리도 세갈래길 중 바닷가길인 이 길을 걸었다.
애기 아빠도 애기를 안고 뛰어내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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