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달리 오늘은 맑고 바닷가를 갈 예정이라 썬 크림을 발랐다.
어제 갔더라면 후회할 뻔 했는데 오늘은 야외로 나가기에 좋은 날이다.
여행자에게 있어서 그날의 좋고 나쁨은 날씨가 상당부분 좌우하는 것 같다.
뱃전에서 바람을 맞으면 머릿속의 쓸데없는 생각이 빠져나가는 듯 하다.
타워 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파란 하늘과 바다 그리고 하얀 물보라가 보여주는 색의 대비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배에서 내려서 갭파크라고 적힌 이정표를 따라갔다.
바닷가에 다다르니 절벽이 마치 팬케이크를 쌓아놓은 듯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거친 괴성이 들려왔다.
누가 내는 소리지? 아무리 둘러보아도 그런 소리를 낼 만한 동물이나 사람이 없어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이런~!! 하얀 앵무새가 절벽 바위 끝에 앉아 내는 소리였다. 생김새와는 전혀 다른 소음같은 소리였다.
짙은 자스민 향기를 맡으며 바닷가로 내려왔더니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엎드리거나 누워 있는 사람도 있었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모델이 자리를 바꿔가며 촬영을 하면서 이런저런 다양한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었다.
해변을 걷다보니 이곳에도 오래된 대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 북한군 개입이 자칫 더 큰 전쟁의 도화선이 될런지 모른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구상 그 어느 곳도 전쟁과 무관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없으리라.
내려와서 배를 기다리다가 피쉬앤 칩스에서 오징어 튀김과 감자 튀김을 사서 음료수와 함께 야외 벤치로 갔다.
그런데 마가렛이 오징어 튀김을 한입 먹고 난 순간, 갈매기가 날아와서는 잽싸게 잡아 채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어안이 벙벙 했다. 잠시 전투가 벌어진 것이다.
얼굴에 상처가 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뚜껑을 덮고 하나씩 몰래 빼먹으면서 갈매기들 약을 올렸다.
페리를 타고 돌아와 전망이 좋을 듯 싶은 언덕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트렘을 타고 내려왔다.
저녁을 먹고 밤산책을 나갔다. 멀리 안 가본 외곽으로 갈까 하다가 많이 걷기도 했고 밤이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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