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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뭘 하더라도 좋은 날

날이 좋으니 나들이 하기 좋다.

찌뿌드드했던 몸이 아침햇살을 받으며 걷고 나자 조금 나아졌다.

햇살의 힘 덕분이다.

 

곳곳엔 공사하는 곳도 많다. 날이 좋으면 놀기도 좋지만 일하기에도 편한 날이다.

어린 아이들도 선생님 손에 이끌려 봄나들이를 나왔다.

주변의 자잘한 자연물들로 앙증맞은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숲 속에선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비들이 제법 많아졌고 물속의 올챙이도 열심히 꼼지락 거리며 몸을 키우고

작은 물고기들은 내 인기척에 혼비백산 놀라 쏜살같이 바위 밑으로 숨는다.

죽은 줄만 알았던 아파트 배롱나무도 옅은 싹을 내보이며 살아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벌써 잎이 크게 자란 나무들은 열심히 볕을 받고 물을 빨아 들여

이파리를 살찌우는지 잎의 색깔이 몰라보게 짙어졌다.

사철나무 잎은 일부러 광을 낸 듯 햇살을 받아 반짝 거린다.

 

일이라고 하기엔 내 앞가림에 불과한 것들이지만 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씻고, 먹고, 양치하고, 면도하는 아주 사소한 일상이 일이 된 느낌이다.

 

그런 일상들이 모여 세월과 함께 흐르고 석가탄신일도 다가와

산 속의 절 입구엔 연등이 줄지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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