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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주말 풍경

아파트가 산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지라 등산객들로 붐빈다.

오늘은 주말이라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하는 팀들이 많다.

** 산악회....라는 플랭카드를 걸고 시산제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다들 제사상에는 돼지머리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그런데 몇몇 산악회에서는 돼지머리 대신 돼지 저금통을 놓고 있어 미소가 지어진다.

혐오스러운 돼지머리보다 훨씬 나아보였다.

돼지입이나 돼지코에 돈을 우겨 넣는 것보다 돼지 저금통에 넣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이크까지 동원하여 제법 경건하게 축문을 읽는 산악회도 있었다.

산 입구의 음식점은 대목을 맞아 주차장마다 만원이다.

주차자리를 찾지 못한 차들이 산속 이곳저곳에 주차한 꼴불견 차들도 눈에 띄었다.

 

산악회 이름 앞에는 대부분 '재경'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었다.

서울에서 지내고 있는 지방출신들이 친목차원에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는 훈훈함이 느껴진다.

 

한자말을 모르는 젊은이들은 왜 '재경'이라는 말을 넣어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수도 있을 것 같았다.

'십분 이해합니다'. 를 '십분 동안만 이해한다는 것이냐' 라든가 '심심한 사과'라는 말에 대해서는

왜 사과를 제대로 안하고 심심하게 하느냐고 한다는 젊은이들이 있으니 말이다.

 

집을 나올땐 모자에 목도리까지 두르고 나왔는데 돌아갈 때쯤엔 목도리도 푸르고 장갑도 벗게 되었다.

하루 기온차가 10도가 훨씬 넘는 날이라는 예보가 떠올랐다.

볕이 좋은 곳에는 개나리도 필 준비를 하고 다른 나무들도 봉우리들이 제법 도드라져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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