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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우산 없이 비를 맞다가......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는 붉은 벽돌로 쌓아놓은 아취형의 수로각.

 

벽돌로 만든 아취 위로 물이 흐르는 물길이 있다. 교토에 물을 공급하던 수로라고 하는데 지금도 물이 흐르고 있었다.

이쪽 저쪽에서 서로 까꿍까꿍~~하며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수로각 위로 올라와 보면 지금도 이렇게 물이 흐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로각에서 내려와 우동집에서 예약 노트에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가 우동을 먹었다. 

유리칸 너머에서 음식과 반찬을 세팅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린 종업원의 익숙한 손놀림을 흥미롭게 보고 있지만 상대방은 고단한 일일 것이다.

 

식사를 끝내고 밖으로 나오니 날이 잔뜩 흐렸다. 그러다 걷던 도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미리 일기예보에 대비를 한 사람들은 하나 둘 우산을 펼쳐들었지만 우린 우산을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다.

우산 파는 곳에서 우산을 사던가, 빨리 차를 타고 가던가, 아니면 카페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선택할 수 없었다.

우산 파는 곳도 없고, 택시나 버스 타는 곳도 가까운데 없고, 카페도 나타나지를 않았다.

 

신발도 젖고 급기야 양말도 젖어 발도 시려오기 시작했다.

그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여자분이 자전거 바구니에서 우산을 빼더니 우리에게 주었다.

일본 말로 뭐라고 하는데 우린 알아듣지도 못했는데 아마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같았다.

고맙다는 인사에 그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자전거를 타고 멀어져 갔는데 주변에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천사가 잠시 우리 앞에 나타났던 것이다.

 

 

우산을 쓰게 되자 평화롭게 주변 풍경이 나타났고, 물가의 버드나무도 내리는 비에 흡족한 듯 보였다.

 

 

 

 

기온 골목에도 쓸쓸한 가을비가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