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함께 근무하면서 존경할만한 분이라고 여겼던 분에 대해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 이야기를 듣던 한 분은 자기는 그 분을 그리 존경할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자기가 근무 연한이 지나 다른 곳으로 전근을 가야하는 상황에서
일 년 만 더 연장 근무했으면 했는데 받아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건 공적인 것이 아닌, 사적인 것이어서 그랬을 것이라고 말하려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자칫 언쟁으로 번질 것 같아 그만 둔 적이 있었다.
누구의 말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보다 한 사람을 보는 여러 시각이 존재하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여러 시각이 존재하기 이전에 한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 자체도 다양하다.
아주 오래전 함께 텐트를 짊어지고 함께 야영을 했던 한 선배는 내가 잠들었을 때 텐트 밖으로 나온 내 발을
살그머니 텐트 안으로 집어 넣어주었던 그 기억은 후에 그 선배를 모든 사람이 험담을 했을때에도
그 때의 호의의 느낌이 나를 험담에 함께 가담치 않게 하였다.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나를 본다고 하더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것이다.
각자 가지고 있는 색안경에 따라 좋게도, 또는 부정적으로도 볼 것이다.
거기에는 그동안의 나와의 관계 속에서 쌓여져 누적된 각자의 경험치도 한 몫 거들 것이다.
동시에 보아도 그러한데 각기 나를 본 시기가 다르다면 그 평가는 극명하게 갈릴 수도 있다.
나의 가장 찌질한 시기의 가장 찌질한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노숙자라고 여겼을 경우도 있을 것이고,
나의 가장 화려한 시기의 가장 멋진 모습을 누군가 보았다면 꽤 근사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이다.
사람들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듯, 각 개인도 시시각각 보여지는 모습은 다양하다.
극단적으로 말해, 한 사람에게 술주정뱅이에서 예수까지, 부처에서 노숙자까지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설날을 보내며 .... 올해는 작년보다는 좀 더 나은 시각으로 보고, 나도 좋은모습이기를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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