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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

골목을 걸으며

 

 

이런 골목이나 오래된 길, 불편한 오르막 길을 걷다보면 오래전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점차 이런 곳이 재개발이 되어 세련된 아파트로 변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 이런 곳을 보게 되면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느낌이다.

 

대학로를 지나 이화동 골목길을 걷다보니 어르신 한 분이 장을 보고서 대문 앞에 당도하셨다.

장 바구니를 대문 앞에 놓으시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열쇠를 찾아 꺼낸다.

그리고 열쇠 구멍에 열쇠를 여시고는 탁 문을 열고는 다시 장바구니를 들고 안으로 들어가셨다.

아~~ 아주 단순한 저 일상의 모습이 이제 내게는 오래전 추억 속의 일이 되었다.

 

대부분 서울의 주거 모습은 아파트 아니면 빌라가 대부분이다. 

모습만 똑같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태도 다 같다.

우린 다 비슷비슷한 모습에 다 같은 집에서 다 같은 행태를 보이고, 또 보여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저 분이 장을 보고 대문을 열고 들어가는 저 일상의 모습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여행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저 분들이 계속 사시는 저 모습을 보여 주셨으면 싶다.

이곳도 서울 중심지이니 당연히 언젠가는 개발이 될 것이고, 지금 흔적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점점 천편일률적인 모습으로 이 도시가 변한다는 게 아쉽고 씁쓸하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보던 저런 모습조차 이제는 추억 속에서만 가능한 그런 세월을 맞게 될 것 같다.

 

 

층계를 오르다보니 갈라진 두 길도 층계

 

위에서 내려다보니 급한 경사길인데다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처럼 270도를 돌아야 하는 길이다.

구부러진 길의 모습이 불편한 길이지만 내려다보는 나는 참 멋지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 길의 이름이 달팽이길이라고 한다.

내려가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내려가 보니...

 

 

위에서 볼 때보다 더 아찔하게 보인다.

 

 

 

살던 곳이 사라지는 것은 심하게 말하면, 어떤 사람에겐 과거와 추억이 훼손되는 것일런지도...

그리하여 오로지 박물관에서만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은 조금은 허무한 일이고,

작은 발품을 팔아 이런 곳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이따금 도시 여행자가 되는 나로서는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