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가장 튼실하게 자란 나무를 골라 해마다 '욕 나무'로 정한다.
마을 입구에는 욕에 관한 규율이 걸려 있다.
'사람 앞에선 절대 욕을 해선 안 된다. 정 하고 싶으면 욕 나무에 대고 해야 한다!'
욕 나무 앞은 욕을 토해내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욕 나무의 수명은 턱없이 짧다.
멀쩡한 나무도 욕 나무로 지정되면 비쩍 마른다. 껍질이 벗겨지고 속살이 드러난다.
지그시 눈을 감고 사람들의 욕을 받아낸 나무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고사한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해마다 욕나무를 새로 정한다. <한 때 소중했던 것들 / 이기주 산문집 / 달 >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을 억누를 수 있다는 미련한 생각 (4) | 2022.12.14 |
---|---|
나도 내가 숨이 막힐 때가 있다. (6) | 2022.12.07 |
노래 한 곡에서 가수의 몫은? (2) | 2022.07.09 |
나는 심플한 관계가 좋다. (0) | 2022.04.13 |
우리는 모두 오해를 하며 산다. (0) | 2022.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