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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힌남노가 덮어버린 것

태풍이 지나갔다.

서울의 아침 하늘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그지없이 흰구름이 흘러가며 낭만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남부지방은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상당하다는 소식이 잇달아 보도 되고 있었다.

 

그동안 지지율이 바닥을 기는 대통령의 체리따봉과 내부 총질 문자로 상징되는 초딩 수준의 뒷담화 이후로

정치 뉴스는 개그 프로 못지않은 웃음을 선사하며 블랙홀처럼 사람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는데

모처럼 힌남노가 뉴스를 도배하며 정치 뉴스를 덮어버린 것이다.

 

그동안 이준석 당대표가 명명한 윤핵관은 용핵관, 검핵관으로 빠르게 변이를 거듭하며 언어의 확장성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확장을 한 이면에는 대통령과 핵관들의 개그맨 못지않은 언행들이 작용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어쩌면 '핵관'이란 단어가 국어사전에 오를 날도 있을지 모를 일이다.

 

'도어 스테핑'이란 다소 생소한 단어가 등장하면서 자신감있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하더니 

뭔가 맘에 안드는 걸 물으면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이다가 그나마 곤란한 날엔 숨기도 한다.

더욱 기가막히는 일은 궁금해서 물으면 '난 민생에 전념하느라 모른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는 걸 보면

마치 유체이탈화법처럼 들린다. 그리하여 부끄러움은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되었다.

비가 더 왔으면 좋겠다는 등의 말로 피해 입은 국민들의 상처에 소금뿌리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아니 그런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아예 가질 않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

 

세상은 인간이 예축하지 못한 모습을 연일 보여주고 있어 비정상이 정상인 시대가 되었다.

이럴진대 정치인들까지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힌남노가 모든 뉴스를 덮어버리지 않았어도 나는 빠른 망각기능의 작동으로

하루만 지나도 어제 뉴스를 까맣게 잊고 보다 더 눈길이 가는 뉴스나 스포츠에 빠져 들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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