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이라 고라니가 길을 건너기도 하는 걸 보기도 하고,
길 건너던 다람쥐가 우릴 보고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멈칫하다가 건너는데
놀라긴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방안에 있는 TV는 채널을 돌려보아도 유일하게 나오는 것이
명상이나 요가 등 자체에서 내 보내는 방송 뿐이다.
휴대폰으로 보는 인터넷도 자주 끊기거나 사진 하나를 여는데도 부지하세월.
가지고 간 노트북도 무용지물이다.
와이파이요? 여기 본관에 와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숙소에서 본관까지 노트북을 가지고 차를 몰고 가야하니 그것도 번거로운 일이라
포기하기로 했다. TV와 인터넷이 없으니 할 수 있는게 제한적이고 생활이 훨씬 단촐해졌다.
인터넷은 물론 내 어린 시절엔 TV없이도 삶은 갑갑하단 생각을 하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것들이 되었다.
편리한 줄만 알았던 휴대폰이 이젠 상전 모시듯, 밥도 제때 먹여주고
잘 돌봐줘야하며 망가질까 잃어버릴까 노심초사하는 무엇보다 최우선이 되었다.
그래도 뭘 먹을까? 하면서 음식점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고
이렇게 남이 해 준 밥을 먹으며 지낸다는 게 너무 좋단다.
밥먹고 산책하다가 책을 보다가 또다시 밥 먹으러 가는데 왜 이리 밥맛은 좋은건지.
삼시세끼 식사 외에는 다른 주전부리가 생각나지도 않았지만 사식이란 삶은 옥수수 먹은 것이 유일하다.
경상북도 영주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 - 문필봉 쪽은 주로 공기 좋은 곳에 요양하기 위한 장기 체류자들도 많다고 하였다.
우린 주치골에 묵었다. 치유라는 말이 붙어서 꼭 아픈 사람들만 묵는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나라에서
운영하는 풍광이 좋은 곳의 국립숙박원인 셈이다. 주치골에는 단체로 온 학생들도 많았다.
개별 신청자들의 숙소는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식사 때가 되면 산책 겸 걸어가도 되지만 차타고 가자고 해서 매번 차를 몰고 밥 먹으러 내려갔다.
진행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우린 반신욕과 맛사지만 받기로 하고 나머지 시간은 밖으로 차를 몰고 나가 돌아다녔다. 우린 기본적으로 단체 생활보다는 개별 행동을 좋아하며, 이리와라 저리가라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는 남의 간섭 받는 걸 꺼리는 취향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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