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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런던 - 영국 도서관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앉아 있는데 청설모 한 마리가 먹을 것을 물어다 화분에 열심히 묻어두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종업원들의 묵인 하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도심에서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한 것이다.

 

 

오늘은 런던 하늘이 아침부터 구름 한점없고 날도 화창하다. 

템즈 강변에 이제는 소임을 다한 배 한척이 정박해 있는데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고 씌어 있고

그동안 주요 국가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기록이 연도와 함께 문처럼 세워져 있는데 훈장처럼 여겨졌다.

 

 

 

오늘은 도서관에 들어갔다. 일부러 도서관에 들어가 봐야지 하고 계획을 했던 것이 아니라

누구든 환영한다는 플랭카드가 미끼처럼 걸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다면

런던 날씨치고 이렇게 밖이 화창한 날은 드물기에 도서관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입구에서 나를 본 경비의 표정은 그다지 환영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환영을 그따위 얼굴로 하느냐고 당신 상관 불러오라고 하지는 않았다.

나도 나름 예의와 품위를 갖추었기 때문에 그런 정도는 너그럽게 넘어갈 줄 아는 사람이다.

 

도서관은 실내에까지 자연 채광을 한껏 끌어들여

공부하기 싫은 학생을 일부러 붙잡아 두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바깥 날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여러 희귀문서와 책들을 전시하고 있는 곳은 어두 컴컴했는데 비틀즈 관련 코너도 있었다.

다른 곳은 괜찮은데 그곳만 사진 촬영을 금한다는 표시가 있었다. 사진을 찍고 나서야 알았는지 아니면

알고서 안 찍었는지는 여기서 밝힐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밖의 햇살이 높고 투명한 창으로 도서관 안까지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이런 날 도서관에 앉아 있기 쉽지 않은 날씨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인내심을 갖고 앉아 있었다.

 

 

도서관 앞 광장에 세워져 있는 4~5개의 기둥 위에는 자연석 같은 돌이 올려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다양한 포즈를 취한 인간 형상이 하나씩 들어 있었다. 아마 옆에 있는 거인이 새겨 넣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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