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력이 강해 보이는 각진 사각형의 턱과 날카로운 눈매, 음습한 곳에서 일하는 비밀 경찰의 느낌도 난다.
참 재미있기도 하고, 절묘하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 이작품을 신동엽 문학관을 둘러보고 나와서야 보게되었다.
이런 사람 뒤엔 무소불위의 권력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왜 신동엽 시인은 요주의 인물로 취급되었던 것일까?
좌익활동을 한 적도, 반정부활동도 하지 않은 신동엽 시인에게 유신정권 말기에 긴급조치 위반 혐의가 씌워진 것이다.
아마도 민중의 저항의식을 시로 표현한 때문일 것이다.
껍데기는 가라고 했을 때도 제 발 저린 이들은 "뭐~?나를 껍데기라고?" 했을 런지도.....
내가 본 신동엽의 책 사진에 삽입된 신동엽 문학관 사진에는 이 작품이 없어서 작품 제작연대를 보니
2020이라고 새겨있었다. 신동엽을 어떻게 보았을지에 대한 강한 임팩트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극단의 대척점에 서 있을 것 같은 묘하게 대비되는 두 얼굴....
<산문시1>을 보노라면 시인이 추구한 것이 무엇일지.... 어렴풋하게 읽혀지기도
<산문시1>
스칸디나비아라든가 뭐라고 하는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업을 가진 아저씨가 꽃 리본을 단 딸아이의 손 이끌고
백화점 거리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 탄광 퇴근하는 광부들의 작업복 뒷주머니마다엔
기름 묻은 책 하이덱거, 럿셀, 헤밍웨이, 장자.
휴가여행 떠나는 국무총리 서울역 삼등 매표구 앞을 뙤약볕 흡쓰며 줄지어 서 있을 때,
그걸 본 서울역장 기쁘시겠오 라는 인사 한 마디 남길 뿐 평화스러이 자기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더란다, (...)
애당초 어느 쪽 패거리에도 총 쏘는 야만엔 가담하지 않기로 작정한 그 지성
그래서 어린이들은 사람 죽이는 시늉 아니하고 아름다운 놀이 꽃동산처럼 풍요한 나라, (...)
황톳빛 노을 물든 석양, 대통령이라고 하는 직함을 가진 신사가
자전거 꽁무니에 막걸리 싣고 삼십 리 시골길 시인의 집을 놀러 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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