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
여전히 오래전 어릴적 경험에 젖은 어린 내가 내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지금 나의 행동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김혜남, 박종석 두 정신과 전문의가 쓴 책이다.
처음엔 김혜남 이름만 보고 골라든 책이었는데 두 사람의 공저였다.
우울증,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강박증, 허언증,자해,불안장애, 무기력감등....을
정신과 사례를 통해 본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치료하는 과정에서
오래전 어린 시절에 당한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 받은 충격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데서 오는 경우가 많다.
상담을 하다보면 〈SKY 캐슬〉 이야기가 단지 드라마상의 이야기만이 아니란다.
집안의 가세가 기울어 부부 사이가 좋지않은 경우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전이되는 경우,
어린 시절 잔혹한 어머니로 인한 경우,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가세가 기울자 폭력적으로 변해서 받은 어린 시절의 고통이 남아 있는 경우,
어릴적 반복적인 학대나 상처로 인해 고통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경우, 등
너무나도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았다.
내가 나의 인생을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은 행복에 필수적인데
어린 시절의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가 그걸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사례중 우진씨의 사례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원치 않는 임신을 했던 우진씨의 어머님의 우울이 그대로 우진씨에게 전이되어 나타난 것이니,
사람이 오래전 부터 내가 어쩔 수 없는 일들로 인해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내적 즐거움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요즘엔 더 소중하게 다뤄져야 할 사항들인 것같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한국어 발음 그대로 'Whabyung'으로 표기했고,
"화병은 한국민속증후군의 하나인 분노 증후군으로 설명되며, 분노의 억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정의했다고 하는데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자신의 감정을 눌러 참아 왔는지 하는 것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도 내 감정을 객관화해서 바로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김혜남 박종석 / 포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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