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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

아직도 가야 할 길

- 사람마다 다르지만 우리들 거의 대부분은 당면한 문제를 두려워하면서 피하려 든다.

문제를 질질 끌면서 문제가 저절로 사라지기를 바란다. 문제를 무시하고 잊어버리고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심지어는 문제를 잊기 위한 보조적인 수단으로 약을 복용하여, 결국에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자신을 마비시킴으로써 고통을 안겨준 문제를 잊기도 한다. 우리는 문제와 정면으로 부딪치기보다는 주변에서 맴돌려고 한다.

문제 안에서 괴로워하기 보다는 문제 밖으로 빠져나오고 싶어한다.

 

- 정신과 의사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위 신경증(노이로제)이 아니면 성격장애로 고생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 이 두부류의 사람들은 모두 책임감에 장애가 있다. 그런데 세상과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서로 상반된다.

신경증인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책임을 지려하고 성격 장애인 사람들은 응당 져야 할 책임조차 피하려 든다. 

 

- 신경증 환자들은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을 비참하게 만든다.

 

- 세상에 대한 자신의 낡은 견해를 수정하고 고치기 보다는 그것을 끝까지 옹호하는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붓는 슬픈 사람들.

 

- 항상 개인적 불편함은 상대적으로 중효하지 않다 여겨야 하며,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는 진정으로 심지어 그것을 반겨야 한다. 정신 건강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진실에 충실하는 진행형의 과정이다.

 

- 전적으로 진실에 헌신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무엇보다도 그것은 지속적으로 쉼없이 철저하게 자신을 성찰하는 삶을 의미한다.

 

- 많은 정신과 의사들이 세상은 철저하게 분석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분석하지 않는다.

세상의 기준으로 볼때 유능한 사람들일지 모르지만 그들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현명하게 산다는 것은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 나는 부모가 청소년기의 자녀에게 매우 심각하게 "너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것은 잘못된 이야기다. 우리를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능력, 자신을 성찰하는 능력이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란 사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 많은 정신과 환자들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치료를 받으러 올 때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근본적으로 강하고 건강하다. 치료 받을 용기를 지녔기 때문이다.

 

- 어떤 이는 아이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의사가 무슨 마술이라도 써서 아이를 변화시켜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종종있다.

 

- 다소 우스꽝스럽게 말해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가만히 두었더라면 분별력을 갖추었을 우리의 정신을 유전인자가 속여 결국은 결혼이라는 덫에 걸리거나 빠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의존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대방에게 치열하게 애착하도록 만드는 힘이다. 그래서 사랑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 변화하고 성장하는 고통을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없고, 성장하는 아이에게서 배울 의사가 없는 부모는 부지불식간에 노쇠의 길을 택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와 세상은 그런 부모를 저 멀리 뒤에 남겨놓을 것이다. 아이에게서 배운다는 것은 개개의 사람들이 의미있는 노년을 준비하는 데 가장 좋은 기회다. 슬프게도 대부분은 이러한 기회를 잡지 않는다.

 

- 내 경험을 보아도 정신 질환은 무의식의 소산이 아니라는 융의 견해는 분명 옳다.

정신 질환은 오히려 의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거나 의식과 무의식의 부조화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 로마법에 따르면 아버지는 자녀에게 절대권을 가진다.

아이를 팔거나 죽일 수도 있었다. 절대권이라는 이 개념은 영국법에도 계승되었으며, 14세기까지 변함없이 이어졌다.

중세에도 자녀는 지금처럼 한 개체로서 인정받지 못했다. 일곱 살밖에 안된 아이를 작업장에 도제로 보내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배우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었고, 작업장에서는 고된 노동이 아이를 기다렸다.

아이는 거의 노예와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당했다. 자녀에게 특별히 관심을 갖고, 발전적 과업을 지닌  중요한 존재로서 사랑으로 돌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15세기가 되어셔였다.

 

- 내 견해는 삶이란 뿌리에서 영양을 공급받는 식물과도 같다.

진정한 삶을 뿌리 속에 감추어져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다. 땅 위에 나타난 부분은 한 여름만을 겨우 지탱한다.

그러고는 시들어 버린다. 스쳐지나가는 환영처럼.

인생의 끊임없는 흥망성쇠를 생각할 때 우리는 절대 허무라는 관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러나 영속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살아남는 그 무엇에 대한 느낌을 나는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을 꽃뿐이고, 꽃은 곧 시든다. 그러나 뿌리는 남아 있다.  <칼 구스타프 융>

 

- 정치적 권력이란 은근히 또는 노골적으로 타인을 강요하여 누군가의 의지에 따르도록 하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어떤 지위에 귀속된다. 예컨대 왕위라든가 대통령직 또는 돈에 귀속되기도 한다.

 

<아직도 가야 할 길 / M 스캇 펙 / 열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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