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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햇살 한 줌

호젓한 곳에 앉아 책을 보며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가 마스크를 벗었다.

시원한 바람이 뺨에 스친다.

살갗에 직접 닿는 바람과 햇살이 좋다.

 

그래서 팔 소매를 걷고 팔을 드러냈다.

잠시 후에는 바지를 걷어 올렸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양말까지 벗었다.

 

가능한한 살갗을 햇볕에 드러냈다.

가끔 바람이 불면 서늘한 기운이 피부를 쓸고 지나가고

바람이 잔잔해지면 햇살의 따스함을 느끼기를 반복한다.

 

덴마크와 독일 여행시 많은 사람들이 옷을 거의 벗다시피하고 잔디밭에 누워있던 풍경이 떠올랐다.

나도 조금만 더 용감해서 만용을 부렸다면 그랬을 것이다. 그만큼 햇살이 좋았다.

 

햇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아이가 비타민 D가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와 약을 먹는걸 봤다.

해뜨기 전에 집을 나서서 해가 지고 나서야 귀가하니 생긴 비타민 결핍증인 것이다.

- 왜? 점심 시간에라도 햇볕 좀 쬐지 그러니?

- 아빠~ 지하식당이예요.

 

햇살 한 줌 거두어 아이들에게 갖다주고 싶다.

 

바지에 붙어 집에까지 따라온......
나도 해바라기 중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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