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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청춘기록을 보자니.....

 한 때 청춘물의 주인공들이었던 손창민, 신애라, 하희라가 부모 세대로 등장하고, 한진희가 할아버지로 등장한 걸보면 참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젊어서부터 정상급에 있던 연예인들의 경우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정일 것 같다. 언제나 젊은 주인공 노릇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니, 내려와야 할 때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겠지.

화려한 꽃이 잎과 뿌리와 줄기가 있어 가능한 것처럼, 나의 화려한 주인공의 시절은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음을.....

 

사람은 누구나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아니고, 언제나 주인공을 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주인공인 적이 있었다면, 반대로 기꺼이 다른 사람의 훌륭한 조연이 되어 줘야할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만 받으려하고 다른 사람의 배경노릇은 하지 않겠다는 것은 너무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닌가.

 

너무 자기 나이보다 어린 역할의, 그것도 주인공만을 하려 한다면 추해 보일 것 같다.

 

가끔 시술을 받은 듯, 나이 보다 젊게 보이는 연예인들을 보면 관리를 참 잘했다는 생각보다는 어쩐지 어색하고 세월을 거스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서 안쓰럽게 보일 때도 있다.

 

그런면에서 <청춘기록>에 등장하는 나이든 역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새롭게 보인다.

 

이런 장면, 이런 대사.....

#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삶을 살고 싶어 시각장애인용 시계를 차고 있는 장면.

# 불안은 성공에 따라오는 별책부록 같은 것.

# 결핍이 과잉보다 더 나은 거야.

 

자식을 자기 고집대로 부리려고 하는 신애라 부부의 그릇된 자식 사랑 - 그걸로 인해 상처받는 아픈 청춘 아들 변우석.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여건을 갖춘 가족일 수 있는데, 자식의 연예인 생활에 대해 실적을 운운하며, 마치 영업 사원의 활동 처럼 따져보자는 가부장적인 신애라의 남편 서상원, 그 두 부모는 부모 교육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다.

성인이 된 자식조차 자신의 명예를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는 전형적인 꼰대 타입이다.

 

우리가 좋아하는 배우 박보검과 박소담은 실제로도 참 착한 아이들일거라는 생각.....그래서 보게된 드라마 <청춘기록>

 

둘이 헤어지는 장면에서 서로서로 뒤돌아보아야 했다고 회고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그둘 사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헤어질 것처럼 들려 조금은 뒷이야기가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가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보긴 봐야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청춘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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