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 앉아 책을 읽다 덮고는 잠시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와서는, 죄송하지만 옆에 세들어도 되느냐고 물었다.
둘러보니 다른 자리엔 다 두 사람 이상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고 나
만 혼자 앉아 있었다. 월세는 받지 않을테니 앉으시라고 권했다.
무슨 책을 읽고 있느냐고 묻더니, 자기가 읽은 책 이야기를 꺼냈다.
책 이야기로 한참 말을 주고 받던 그는 나이는 물론, 개인 정보라 꺼릴 법 한 자신의 이야기까지 술술 꺼냈다.
난 깍쟁이라 별다른 내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선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다보니 2시간이 훌쩍 지나 점심 먹을 시간이 되어 나는 일어섰다.
그가 폴더인사를 하는 바람에 나도 황망하게 그와 같은 각도로 굽혀 인사를 하였다.
낯선 사람과도 긴 대화가 가능한 건, 같은 나라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배려심이 있으면 가능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대화가 통하고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그 자리가 좋은 곳이고 가고 싶은 곳이다.
반면에 마지못해 상당시간을 듣는 입장에 처하는 자리는 가기가 싫다.
더우기 한사람이 대화를 주도하고 독차지 하는 경우는 앉아 있기가 고통스럽다.
수다가 고팠던 사람이 회고조의 '옛날엔~~' 혹은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면 징글징글하다.
언젠가 직원 회식 자리에서 한 분이 이야기를 하는데 이미 전에도 들어 알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유명인사와 친분이 있다는 걸 과시하고 싶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야기를 또 다시 듣게 되었다.
디테일하게 만연체로 10분 가까이 침을 튀기며 이야기 하였고, 전처럼 한다면 아직도 5분 정도 더 남은 것이다.
내 옆에 앉은 동료가 저 다음에 무슨 이야기가 전개될지 알고 있다고해서 우린 킥킥 웃은 적이 있었다.
대화는 탁구 치듯이 주고 받아야 함을 나도 명심해야 겠다.
꼰대 소리 듣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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