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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포루투칼 - 포루투 7일째

오늘의 포루투 날씨 13~17도 분포 비예보.

 

지금 당장 비는 오지 않지만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하다.

일주일 내내 비 예보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포루투를 좋은 여행지로 손꼽았다.

 

지난번 리스본에서 만난 여학생은 포르투를 거쳐서 리스본에 왔는데

포루투가 너무 추워서 옷을 사 입었다고 말했었는데 가을이 더 깊어진 지금 오히려 춥지가 않아 다행이다.

 

포루투 지도를 펼쳐 보니 이제 어느 정도 포루투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고구마는 없고 달랑 감하나 남은 접시를 보더니

아니 어제 있었던 고구마 4개를 다 먹은거야?

아니 3개였는데?

고구마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3개로 보였고, 싫어하는 사람에겐 4개로 보인 것이다.

모든게 그럴것 같다.

 

그래서 호삼혐사(好三嫌四)라는 사전에도 없는 사자성어를 만들어 보았다.

혹시 나중에 시험 문제에 날런지도 모른다. 호삼혐사와 관련된 구황작물은? 답(고구마)

아무튼 고구마는 내가 다 먹었다고 자백을 하는 바이다.

 

늦으막하게 집을 나와 까르모 성당엘 갔다. 일요일이라 미사 중이어서 조용히 들어갔다.

성당 입구에서 문을 열어주고는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청년에게 적선을 한다.

그러더니 저 사람 내가 지난 번에도 준사람인데~~ㅎ

 

강하구 쪽에 있는 클리스탈 팔리스 공원에 갔다.

가는 중에 비가 내려 역시 오늘도 우산을 쓰게 만드는 군, 하고 생각했는데 잠시후 비가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포루투에 와서 처음으로 파란 하늘을 본 날이다.

큰 공원에는 닭들과 공작새가 그냥 방목하는 상태로 돌아다니고 있었고 공원은 비탈 아래까지 조성되어 있어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었다.

강가 전망도 좋고 날씨가 좋아 해바라기하기 좋은 곳이었다.

 

강가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열렸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강변 양 쪽을 달리고 있었다.

떠오른 햇빛이 물에 반사되어 강물결이 일렁일때마다 번쩍거렸다.

붉은 동백과 하얀 동백이 피어있고 엄청나게 큰 선인장도 강가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여기도 나무를 타고 청보라색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남쪽을 향한 벽으로 바짝 붙어 덩쿨식물이 돌담장을 뒤덮고 있었다.

 

걷기 좋은 날이라고 돌바닥 길을 오르락내리락 2시간 반을 걷고나니 힘도 들고 지쳤다.

오전에만 벌써 12000보나 걸었다.

간식으로 배낭에 있던 빵을 먹고 잠시 쉬다가 카페에 가려다 피곤하니 그냥 집에 와서 쉬기로 했다.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널고 누워서 뒹굴뒹굴 하다 4시 반에 밖으로 나갔다.

비가 오지 않더니만 잠시후 다시 비가 와서 배낭 속의 우산을 꺼냈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서 우산을 쓰나마나 였다.

 

모자를 파는 가게에서 29유로를 주고 모자를 샀다. 마침 맞는 크기가 있었다.

강가로 내려가니 비바람이 불어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되돌아오다가 WOK to WALK에서 국수를 먹었다.

 

더 돌아다니기에 신발도 다 젖고 바지도 무릎 위까지 젖어서 찝찝했다.

내일 체크아웃하고 코임부라로 이동하는 날이니 겸사겸사 들어가 쉬는게 나을 것 같았다.

뒤에서 화난듯한 남자의 큰 목소리가 들렸다.

말 뜻을 못 알아들으니 우리에게 화난 것으로 들을 수도 있는 것이다.

뒤돌아보니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며 오는 사람이었다.

어제 경험이 있어서 내가 확인을 하고는 "괜찮아~전화거는 소리야~"하고 안심을 시켰다.

 

거짓말 처럼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린 포루투에서 7박 8일이 끝나가고 있다.

우리에게 "포루투는 볼 게 별로 없어요. 2박3일이면 충분해요."라고 말한 

젊은 아이들에게 비 오는 포루투에서 7박8일 있었는데 좋았다고 하면 취향의 충격이라고 하려나?

나는 포루투에 있었던 기억을 리스본이나 바르셀로나 못지않게 추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