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

포루투칼 - 리스본 7일째

오늘 포루투칼 리스본 날씨 15~23 분포에 맑음이다.

7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설거지를 끝내고 8시에 집을 나섰다.

 

우리 아파트 멀지 않은 곳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어서 어디로 연결된 것인지 궁금해 하다가 오늘 올라가 보았다.

올라가서 골목골목 구경하면서 내려와서는 반대편 언덕 수녀원쪽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느라 아침부터 너무 기운을 뺐지만 뿌듯하다.

오래된 도시의 골목을 구경하는 건 여행의 큰 기쁨 중의 하나이다.

낡고 오래된 건물과 작은 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보도의 돌들이 빛과 함께 만들어내는 비구상 작품.

그 낯섦과 골목이 주는 풍경은 언제나 눈길을 머물게 한다.

혹시나 놓칠런지 몰라 가다가 뒤돌아보면 내가 지나온 골목이 또다른 풍경을 선사하곤 한다.

내가 지나온 길이지만 전혀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느닷없이 뒤돌아보는 행동으로 인해 내 뒤를 따라오던 사람이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72 시간 리스보아 카드 기한이 지나서 이제는 모든 교통 요금과 전시장에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교통 카드에 얼마나 돈이 남아 있는지 확인을 하고 내일 아침까지만 사용할 수 있게 최소한 충전을 했다.

 

잠시 우리의 일과인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쉬다가 찾아간 칼로스트 굴벤키앙 미술관 입장료는 10유로였다.

1969년 석유 재벌 굴벤키앙, 개인이 건립한 미술관은 4000 여점의 미술품 전시하고 있었다.

볼만한 것들이 많았고, 각자 자기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선 오래 지체하게 된다.

배경 지식이나 관심이 적은 양탄자나 도자기가 전시된 곳에선 휙휙~~지나치게 된다.

베네치아를 배경으로한 그림들을 한 곳에 몰아서 전시를 한 곳에선 서로서로 물어보며 우리가 갔을 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작년에 갔던 곳이라 한눈에 베네치아임을 알 수 있었고 반가웠다.

리알토 다리는 워낙 많은 그림의 소재가 되기도 하고 많은 화가들이 그려서, 어느 미술관에서나 가끔 볼 수 있었다.

 

전시장 한 곳에서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림과 연극이 어우러진 공연도 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앉아 있고 주변에 인솔 선생님들이 계셨지만 아이들이 앞에서 설명하는 분들을 집중해서 특별한 관리하는 동작은 없었다.

이럴때 나는 다른 누구보다 인솔 교사들에게 눈이 간다.

이들이 편하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아이들에게 눈을 떼지않고 항상 긴장 상태에 있을 것이다.


굴벤키앙은 자기가 태어난 터키가 아닌 이곳에 전시한 것은 전쟁이나 분쟁 으로 안전한 곳을 택했기 때문이라는데

지금 터키, 시리아등 분쟁이 일고 있는 것을 보면 옳은 결정이라 여겨진다.

지난 겨울 이스탄불에서 제대로 전시가 잘 안되어 있는 모습을 본지라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술관은 두 건물로 나뉘어 있고 건물과 건물 사이엔 엄청 큰 사람의 손이 많이 가지않은 자연스러운 상태의 공원이 자리잡고 있었다.

산책하기에 알맞은 공원으로 사람들도 허전하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지하철을 내려서 돌아오는 길에는

일요일이라서 차량없는 도로를 만들고 환경 캠페인을 벌이는 곳도 있고 장이 선 곳도 있었다.

내일 리스본을 떠나니 너무 피곤하면 안 되겠기에 잠시 돌아와 누웠다.

 

누워서 잠시 눈을 붙였는데

이따금 마주친 5~6세 정도되어 보이는 금발머리 남자아이 소리가 함께 들리는 것이 2층 여행자 가족이 들어오는 소리다.

그리고 아프리카인들이 많이 모이는 클럽에선 흥겨운 댄스 음악으로 문이 열렸음을 알리고 있었다.

댄스 음악에 맞춘 광란의 몸짓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여행이란 때론 전혀 다른 분위기와 취향 속에 강제로 빠져 들게 하기도 한다.

이어서 전자 기타 소리도 합세한다. 어울리지 않게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도 섞여 있고, 친한 동료를 만났음직한 소리,

그리고 박수와 환호성과 휘파람, 그리고 술과 담배도 어김없이 함께 하고 있을 것이다. 쾌락을 만끽하는 모든 소리가 섞여 들린다.

삼바 축제에서 이런 소리가 어울릴까? 내 머릿속 포루투칼 리스본의 소리는 아니다 생각하고 있는데 음악은 어느새 째즈로 바뀌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이 들지 않은 상태에서 귀로 들어오는 모든 소리 속에 상상을 덧붙인 장면들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려졌다.

 

나는 못 견딜 소리는 아니라 생각했지만, 내 옆에 누워있다가 시끄러워 못 자겠다며 반대편 방으로 건너갔다.

먼 우리나라는 새벽 이라 카톡을 주고받을 시각도 아니고 뒷통수에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될런지도 모른다.

여행에서도 어울리지도 않게 이런 무료한 순간도 있는 법이다.

그러다가 가져간 책을 꺼냈다. 어디를 펼쳐도 상관없는 책을...

 

그러다 옆 방에서 저녁 잠에서 깨서 일어난 소리가 들렸다. 우리 나가자~~

강가에서는 일몰이 지나 사람들도 많이 빠져 나갔지만 거리에선 공연하는 팀들과 관광객들이 넘쳐난다.

지난번 발렘탑 앞에서 연주하던 바이올린 연주자를 오늘은 거리에서 보게 되었는데 오늘도 츄리닝 차림이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돌아왔다. 많이 걸어서 종아리 근육이 땡긴다며 걱정을 한다.

내일은 포루투로 떠나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