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반 서늘한 기분이 들어 히터를 틀고 다시 잠을 자다 새벽에 잠이 깨었다.
서울은 한창 아침 바쁨이 어느 정도 지났을거 같아 여기저기 카톡을 보냈다.
상대방 한사람 한사람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톡방에 보낸 거라는 생각이 들어 보낸직후 자책 하였다.
마치 받을 준비가 되지도 않은 포수에게 공을 던진 기분이 들었다.
잠이 깨니 가져간 책도 좀 보다 화장실도 다녀오고, 카메라 충전도 하고 그래도 시간은 마냥 흘러넘쳤던 것이다.
그러다가 시작된 카톡이었다. 그럼에도 보내오는 답장 속에 담겨진 깊이와 무게, 그만큼의 고마움을 생각하게 되었다.
앞으로 물건 살거 있으면 어제 수저 받침 깍아준 집에 가서 사자.
그러자~ "아니야~어제 우리 골목 들어오는 가게 아저씨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는데 꼭 우릴 환영하는 것 같았어~ 그 집에 가서 살거야"
해 뜨는거 보러 나가자고 해서 나갔다. 아직 어둑어둑한 길을 지나 강가에 갔다.
그러다 한국말로 아이를 얼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젊은 한국인 아빠가 유모차를 끄는게 보였다.
제주에 사는데 육아 휴직을 내서 왔다는 애기 아빠는 딸 아이와 단 둘이서 왔다고 하였다.
유모차의 아이는 3살 가량 되었는데 벌써 안경을 끼고 있어서 우리 딸 어릴때 안경 쓴 모습이 생각났다.
어린 아이가 보채는 기색도 없어 아빠보다 더 대단하다고 창찬을 했다.
애기 엄마는 둘째를 가져서 단 둘이 올 수 밖에 없었단다.
사진을 찍어달라고해서 찍어 주는데 애기 아빠가 애기더러 "저기 할머니 쳐다봐~"라고 하였다.
그 젊은 부녀와 헤어지자 "날더러 할머니래~치~" 하며 입을 삐죽였다.
"저 애기 할머니가 60대 초반의 젊은 할머니일꺼야. 아마~"
다른 사람으로부터 60대 초반인데 할머니 소리는 듣기 싫었나보다 나 역시 할아버지 소리듣기 싫은건 마찬가지고~~
에그타르트와 에스프레소 를 마셨다.
아침을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나왔는데 집에서 먹은 맛과는 격이 달랐다.
더구나 가격도 둘이 마시고 먹었는데 3유로 였으니 가성비는 최고였다.
새벽에 2시부터 깬 바람에 10시도 안되었는데 하루종일 걸은 느낌이다.
커피를 에스프레소 까지 2잔 마셔서 정신은 말짱했다.
인지부조화처럼 육체와 정신의 부조화 현상이 나타났다.
마치 낡은 폐차 직전의 차를 젊은 운전자가 운전하는 느낌이랄까.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우리가 기다리던 곳이 문을 열기 전의 음식점 앞이었다.
한 여자가 버스를 기다리는 10여 분동안 탁자 등과 입간판을 내놓으니 금세 레스토랑 분위기로 바뀌었다.
신기해하며 보고 있자니 '몰랐지롱~'하는듯 여자가 씩~웃는다.
벼룩시장이 꽤 크게 열렸다. 여자 도둑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벼룩시장을 지나 오르락내리락 걸었다. 마냥...
"우리 걸음이 마치 달팽이 같다 그치?"
풍경은 가을 풍경이지만 다른건 초봄의 따스한 날씨여서 걷기엔 그만인 날이다.
처제가 리스본에 가면 바칼라우는 먹어봐야지 하고 말했다는데 바칼라우 가게를 우연히 만나 먹게 되었다.
안에 치즈와 생선살이 들어간 바칼라우는 먹을만 했지만 와인까지 마시다 보니 오래간만에 술취한 상태가 되었다.
아까는 낡은 폐차 직전의 차를 운전하는 젊은 운전자였다면
약간 취한듯한 지금은 운전자까지 약간 맛이 간 늙은 운전자 느낌이 된 듯하다.
포르타스도솔 전망대를 갔다가
오는 길에 과일을 사가지고 왔다. 감2개와 사과 4개가 1400원정도이니 매일 이만큼 먹어도 되겠다 싶었다.
리스본에서 바르셀로나를 온 아이들은 바르셀로나가 더 좋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나는 그 반대다.
아마도 바르셀로나가 젊은이 취향이어어서 더 그랬을 것 같다고 옆에서 말했지만
새로운 도시에 왔기때문에 호기심에 그런 생각이 드는 거 아닐까?
지진이 일어나서 반파되고 이어서 1959년화재로 전소된 성 도밍고 성당을 찾아갔다.
천정과 벽채를 제외하고는 당시모습 그대로 인채로 사용하고 있었다.
수 백명의 집달리들이 해머로 닥치고 내리치며 휘둘렀을 그런 모습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을 종교적인 이유로 처형한 죗값이었을지....금방이라도 머리 위로 건물의 잔해가 떨어질 것만 같았다.
다시 천천히 걸어서 강가까지 다녀왔다.
오전에는 볼 게 많아 달팽이처럼 걸었다면 오후에는 다리가 아파서 달팽이처럼 천천히 걸었다.
<리스본 트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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